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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연아 … 남은 대회 거르고 소치 바로 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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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피겨 여왕’이 아프다. 겨울올림픽 2연패 도전에 장애물이 생겼다. 김연아(23·사진)가 오른발 발등을 다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김연아가 훈련 도중 오른 발등에 심한 통증을 느껴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발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6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일러야 11월 중순 정상 훈련이 가능할 전망이다. 뜻밖의 부상으로 김연아는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포기했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한 로드맵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당초 김연아는 10월 25일 캐나다, 11월 15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10월과 11월 대회에 불참하면 12월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못 나간다. 메이저 국제대회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하고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 무대에 서게 되는 셈이다.

 하루 6~7시간 맹훈련을 한 김연아는 지난달 말부터 오른발 통증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26일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치료를 받게 됐다”며 “올림픽을 앞둔 만큼 더욱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와 본인의 판단에 따라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김연아가 준비해 오던 새 시즌 프로그램은 본인도 어려워할 정도로 고난도였다. 김연아는 특히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배경음악으로 하는 새 프리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거의 숨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곡을 선택하고 나서 한 달 만에 후회가 들었을 정도”라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었다. 승부 근성이 남다른 김연아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훈련할 정도로 열의를 보여왔다. 그를 세계 정상으로 이끈 지독한 근성이 부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부상은 아니다. 스케이트화를 신고 발에 크게 무리가 없는 빙판 위 훈련도 하고 있다. 꼭 해내겠다는 본인 의지도 강하다.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하면서 재활 훈련을 실시해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에는 무리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직전에 나온 부상이 아닌 게 불행 중 다행이다.

김연아를 진단한 재활의학 전문의 나영무 솔병원 대표원장은 “6주도 넉넉히 잡은 기간이다. 여러 번 점프를 해 발등에 멍이 든 상태라고 보면 된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발이 꺾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운동화도 가벼운 것을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가 발등·발목이다. 점프를 하다 착지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충격 때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충격이 누적돼 어느 순간 고장이 난다”고 지적하면서 “실전을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수정하고 올림픽을 차분하게 준비할 기회를 놓쳐 아쉽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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