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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에 시집 아무나 가나 … '좀 쎈 언니' 3인방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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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단한 시집’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김현숙·서인영·예지원. [양광삼 기자]

남자들에게 군대가 있다면 여자들에게는 ‘시월드’가 있다. 개성파 여성 연예인 셋이 고된 시집살이에 도전했다. 25일 선보인 JTBC ‘대단한 시집’(매주 수요일 밤 11시)에서다. 탤런트 예지원(40)·개그우먼 김현숙(35)·가수 서인영(29)이 농어촌 가정의 며느리가 됐다. 리얼리티 체험 프로그램 트렌드를 이어받았다.

 첫 방송에서 서인영은 시골 마을에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나타나 충격을 던졌다. 고추 가지를 엉망으로 잘라서 동네 어르신에게 타박을 당하기도 했다. 김현숙은 염전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땀을 흘렸고, 예지원은 새벽 2시에 꽃게잡이 배에 올라탔다. 25일 서울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들을 만났다.

 -출연 소감은.

 ▶김현숙=전남 비금도 염전 가정을 맡았다. 도착하자마자 삽질을 시키셨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열심히 했더니, 아버님께서 ‘어디서 해봤구만’이라며 반겨주셨다. 평소 어른들과 잘 지내는 편이다.

 ▶서인영=경북 영양의 고추밭으로 갔다. 아침마다 어머님 칼질 소리를 듣고 깨서 많이 혼났다. 주장이 강한 성격 때문인지 처음에는 어른들이나 시누이들과 약간 충돌이 있었다. 엄청 잘 해주시는데도 불편한 부분이 있더라. (염색머리 때문에) 외국인 며느리라고 생각한 동네 분도 많았다.

 ▶예지원=목적지도 모르고 차에 실려 현장에 갔는데, 옛 조선시대 아낙들의 마음을 알겠더라. 앞으로 결혼하면 시댁 식구들 잘 섬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하필 시집살이에 도전한 이유라면.

 ▶김현숙=노처녀 아이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시청자들은 내가 만날 술 먹고 남자에게 매달리고 사는 줄 안다. (웃음)

 ▶서인영=그간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카이스트도 가 보고, 가상 결혼도 했다. 이번에는 시집살이다. 머리 속을 비우고 부딪혔다. 혹시 안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역경을 어떻게 헤쳐가는지 보여주고 싶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

 ▶김현숙=염전으로는 시집 안 갈 꺼다. (웃음) 몸이 힘들더라도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시부모님을 찾아야겠다.

 ▶서인영=결혼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단 시댁과 내 사이에서 중재를 잘 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남편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번에 체험해보니 일은 별로 안 힘든데,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었다. 원래 눈치 보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에는 눈치를 너무 많이 봐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밥 먹다가 계속 체했다. 체해서 기지개를 켜다가 어머니한테 살짝 맞을 뻔도 했다.

글=원호연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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