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거 향한 특근강화-특별보좌관 실을 신설한 청와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장기적인 정책구상의 보좌와 조언을 할 특별보좌관 8명을 새로 임명하고 내년선거에 출마할 비서관들의 사표수리와 이에 따른 개편을 함으로써 우선 선거를 향한 청와대의 진용폐비를 마쳤다. 박대통령은 청와대의 개편을 개각에 때를 맞출 생각이었으나 개각이 국회폐회가 늦어져 20일 이후가 될 전망이기 때문에 먼저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비서관을 폐지하고 민원·정보를 분리 강화한 것이라든지 외자관리수석비서관실의 기능을 축소해서 경제수석비서실로 이관한 것 등 비서실기구에 일부변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개편의 초점은 안보담당만 있었던 특별보좌관이 9명으로 대폭 증원 강화된데 있다.
박대통령은 미국의 백악관을 본뜬 「스페셜·어시스턴트」제도 도입, 현 비서실의 자문기능강화, 정책연구소 신설 등 몇 개의 안을 놓고 개편을 검토해온 끝에 청와대에 상근하는 자문 팀을 구성하고 장관 내지 차관급 대우를 하기로 한 것이다.
비서실이 행정보좌기구라면 특별보좌관은 정책보좌. 따라서 특별보좌관은 행정부와 직접 연결을 갖지 않는다.
박대통령은 당초 특별보좌관에 대해서 중장기정책조언뿐 아니라 행정부의 실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도록 하여 이를 정책수행에 반영할 구상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너무 행정에 깊이 개입하면 「아이디어·뱅크」로서의 기능에 차질이 생기고 정무를 전담한 비서실과의 업무한계가 모호해질 우려가 있어 특별보좌관들은 정책면만 전담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 「팀」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짜내, 내년 선거에 내 놓을지 우선 주목된다. 특별보좌관은 맡은 분야별로 활동하기 때문에 형식상의 실장이나 「치프」는 없지만 보좌관회의가 열리는 경우라면 서열상 외교가 가장 먼저이므로 김용식 보좌관이 이를 주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비서실과의 관계는 별도의 기구이기는 하지만 자료 등 정책수립에 필요한 협조를 비서실을 통해 얻게 되며 실질적인 운영문제에는 비서실장이 개입하게 될 것 같다.
특별보좌관의 인선은 약 20일전부터 비서실, 정부의장관들, 모 대학총장 등 몇 개의 「채늘」을 통해 각기 50명 내지 60명 정도의 복수추천을 받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명도보다는 실질적 개인역량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참신하고 젊은 층에서 많이 기용된 것으로 안다』고 당국자는 설명하고 있다.
새로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8명 가운데 김용식씨와 박종홍 박사를 제외하고 정치·경제·사회를 담당한 9명은 43세내지 38세의 젊고 참신한 대학교수(그중 1명만 언론인)라는 게 특색.
6명의 교수(서울대 2명, 고대·연대·성대·한양대 각 1명)중 대부분은 공식·비공식으로 박대통령과 개인적 접촉이 있었다. <이억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