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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교황의 무사」에 기구|현석호(가톨릭 교리연구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교황 바오로 6세가 광신자의 피습을 받았으나 무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어느 때나 어디에나 극히 적지만 광신자들이 있고, 광신자들의 엉뚱한 소행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빚어왔다는 사실을 고맙게 여긴다.
특히 외신보도에 따르면 우리 김수환 추기경이 광신자의 습격에서 교황을 보호하는데 애쓰신 것으로 알려져 더욱 다행하게 느끼며 옷소매에 핏자국을 보았다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어 사실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 필리핀은 몇 년 전에 가톨릭 포교 4백년제를 지낸바 있다. 그만큼 가톨릭의 정신이 스며들어 잇고 전국민의 90%가 가톨릭 신자이다. 따라서 아시아에서는 가톨릭을 국교로 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교황이 비행장에 내리는 순간 7천여 섬으로 이룩된 필리핀의 전국 방방 곡고에서 교회의 성스러운 종소리가 울려 퍼져 전 국민이 즐거운 잔칫날과 같은 흐뭇함과 기쁨으로 교황을 맞는 자리에서 불상사가 일어난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다행히 범인은 현장에서 잡히고 심문을 통해 살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결과가 밝혀졌다는 보도도 있지만 이와 같은 무지스런 행동은 근절되어야 한다.
교황의 먼 여로에 다시는 이와 같은 불상사가 없을 것과 우리 김수환 추기경이 무사 귀국을 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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