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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월드 대회 거부 운동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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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참가자들은 민속 무용수와 연주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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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세계 미의 여왕들이 미스 월드 대회 참가를 위해 나이지리아에 도착하고 있다. 미스 월드 대회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식 돌팔매형 때문에 다수가 참가를 거부하는 사태에 직면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월요일(이하 현지시간), 미인 대회(12월 7일) 전에 열리는 각종 이벤트에 참석키 위해 도착한 82명의 대회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와 덴마크, 스위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나마의 미녀들은 참가 거부 결단에 동참하겠다며 런던발 아부자행(나이지리아의 수도) 전세기 탑승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미스 월드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들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을 하지 못한 채, 12월 7일 전까지 나머지 참가자들이 도착하기를 희망한다고만 말했다.

AP통신은 "어떤 이들은 참가 거부자가 있다고 말한다. 참가 거부자가 있나? 한 명도 없다"는 나이지리아 TV 공사(NTA)의 벤 머레이-브루스 사장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NTA는 미인 대회의 공동 후원업체이자 공식 방송사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전세계가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으며, 여기에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던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케냐, 노르웨이 등 5개국의 대표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는 나이지리아 정부에 의해 이제껏 개최된 국제 행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홍보되고 있다. 동시에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스 월드 대회 참가 거부 사태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법정이 아이를 둔 31세의 여성 등 4명에게 혼외 정사 및 강간 혐의로 돌팔매질에 의한 사형을 선고하면서 촉발됐다.

미스 코스타리카 셜리 알바레즈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다.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스페인, 프랑스, 케냐, 덴마크, 벨기에, 스위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최소 9개 국가가 이 판결을 철회하도록 나이지리아 정부에 압력을 넣기 위해 대회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미인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벨기에와 프랑스의 불참자들을 대신할 미인을 선발했다. 미스 월드 케냐 지부는 당초 참가자를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가, 방침을 완전히 바꿔 월요일 참가자를 파견했다.

최근들어 나이지리아 당국은 돌팔매질에 의한 사형이 실행되도록 허용치 않겠다고 단언했으나,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이슬람 유권자들을 잃게될 것을 우려해 직접 개입은 거부했다.

AP통신은 두벰 오니아 외무 담당 국무장관은 월요일 미의 여왕들에게 "이 나라에서 두려워할 것은 없다. 당신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또한 그 어떤 나이지리아인도 돌팔매질을 당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최종적으로 92명이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96개 국가가 참석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아그바니 다레고가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2001년 미스 월드로 선발됨으로써 나이지리아가 올해 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됐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행사 개최를 계기로 관광 사업이 촉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대외 수입의 9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사형선고를 받은 여성 중 한 명인 아미나 라왈은 지난 3월 간통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상급 이슬람 법원에 의한 두번째 항소를 기다리던 중 행적을 감췄다.

이슬람교도들 항의

이번 미인 대회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항의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이슬람 교도들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이 끝날 때까지 한 주 이상을 연기해야 했다.

한 이슬람 단체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인 대회를 '벌거숭이들의 퍼레이드'라고 말했으며, 4개 이슬람 다수 단체 관계자들은 성명을 통해 대회가 방송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나이지리아 북부 구사우시에서 활동하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 중 하나인 마히바의 한 관계자인 사디우 알리우는 월요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히바가 미스 월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참가자들에게 저주와 악운을 일으키도록 한 달 동안 '암흑 기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스 월드 대회는 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및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대단히 인기가 높다. AP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이 올해 최초로 미스 월드 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로, 한 때 미인 대회를 자본주의와 타락의 상징으로 간주했었다.

한 무리의 민속 고수들과 무용수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착한 미스 월드 운영회사의 줄리아 몰리 사장은 월요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오게 돼서 기쁘다. 우리는 나이지리아를 국제 미(美) 지도에 올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ABUJA, Nigeri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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