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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4백년만에 햇빛 본 프락시텔레스의 비너스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859년이래 런던의 대영 박물관 지하실 한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처박혀 있던 한 대리석상의 머리가 BC 4세기에 프락시텔레스가 조각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머리로 밝혀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코와 입, 턱과 뒷머리가 없는 이 두상은 지난해 고대 「크니두스」유적 근처에서 새로운 신전을 발견했던 뉴요크의 여류 고고학자 「아이리스·C·러브」박사가 찾아낸 것이다.
「러브」박사는 지난 5월 이 머리를 발견하고 이 조각품의 크기, 알려진 기록, 미술적 특징 등을 조사한 결과 「아프로디테」의 두상임을 확인했는데 박물관 측에서 이것을 곧 전시 공개할 계획이다.
러브 박사는 또 터키 반도의 서남단에 있는 크니두스를 답사하고 한 개의 손과 둘째손가락 하나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이 아프로디테의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로디테 상을 모셨던 신전을 발견한 러브양은 올해 그 근처에서 비잔틴 성벽 사이에 끼여 있는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를 찾아내 프락스로 시작되는 명문과 누드니 아프니하는 단어를 읽어냈다. 이것은 아프로디테를 보러 오던 고대인들을 위한 안내판이며 프락시텔레스에 대한 경의를 위해 세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두상은 1859년 영국의 고고학자 「찰즈·뉴턴」경이 크니두스를 답사했을 때 가져온 3백60 상자분의 대리석상·자기 조각 속에 포함된 것으로 금년 봄에 재조사가 착수됐다.
BC 3백50년에 조각된 이 고전적인 작품은 모든 형태의 아프로디테 나상의 원형인 것이다.
현재 50개 정도의 아프로디테 상이 세상에 있는데 하나도 이 시대의 작품은 아니다. 그것들은 프락시텔레스의 작품에 숨쉬는 정신과 그가 구사한 기술을 찾을 수 없으며 디자인과 입체감에 있어서만 흉내냈을 뿐이다. 원작으로 밝혀진 두상은 피부같이 보이는 엷은 광택이 있는데 안면이 살아 움직일 뿐 아니라 눈이 너무 아름답고 특히 눈까풀은 그렇게 정교할 수 없다. 아프로디테 상의 신장은 6피트 3인치.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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