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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넘자 … 삼성·LG 차세대TV '중국 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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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시한 55·66인치 초고화질(UHD) TV.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차세대 TV 를 놓고 격전을 벼르고 있다.

 LG전자가 13일 중국에 화면이 휘어진,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자 삼성전자도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국무호텔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55·66인치 초고화질(UHD) TV와 곡면 OLED TV를 함께 내놓겠다고 밝혔다. 올 초 선보인 85인치짜리 제품에 이어 차세대 TV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TV 4대 중 1대는 중국에서 팔린다는 얘기다.

LG전자가 13일 출시한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진 LG전자]

 LG전자는 곡면 OLED TV를 출시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TV 시장에서 2~3년 내에 ‘톱3’에 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가전 부문에서 내건 ‘2015년 글로벌 가전제품 매출 1위’ 목표를 달성하는 데 TV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중국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UHD TV를, LG전자는 곡면 OLED TV를 자사의 차세대 TV 부문의 주력 제품으로 삼고 화질 경쟁을 벌여왔다. 이달 초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는 각각 세계 최초 ‘곡면 UHD TV’와 세계 최대 ‘77인치 곡면 OLED TV’를 내놓으며 신제품 혈전을 벌이기도 했다.

 UHD TV는 뛰어난 화질과 세세한 디테일이, OLED TV는 화려한 색감과 생동감이 장점이다. 하지만 50인치대 제품의 경우 두 종류의 TV 모두 가격대가 아직 600만~1500만원대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에는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대형 TV라도 5000달러(약 540만원) 아래 가격이어야 시장이 형성된다고 본다. 현재 세계 TV시장은 여전히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LCD TV와 발광다이오드(LED) T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이유는 이 시장에서 UHD TV 시장이 가장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8월 세계 UHD TV 시장 규모가 올해 93만 대에서 3년 뒤인 2016년에는 987만 대로 열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세계 UHD TV 총 판매대수의 70%에 달하는 63만5000대가 중국에서 팔릴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현지 주요 가전업체인 하이센스·하이얼·TCL 등이 UHD TV 부문에서 총공세를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HD TV 라인업을 확장하면 중국에서 55인치 이상인 대형 평판 TV 부문에서 16%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LG는 중국에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TV를 구매할 수 있는 부유층이 비교적 많고, 당초 예고했던 가격 인하까지 고려하면 곡면 OLED TV가 충분히 승부수가 된다는 입장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OLED TV 시장 역시 올해 5만 대에서 2016년 720만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권희원(58)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사장은 “향후 UHD TV보다 저렴한 곡면 OLED TV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국 TV 시장에선 현지 가전업체들이 톱5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유통망,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와 손잡고 시장을 장악해 세계 가전업체의 ‘맹주’인 삼성전자도 점유율 6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두 회사는 올 초 번영과 평안을 상징하는 배 모양에 마작 놀이, 중국 요리 조리법 등이 탑재된 ‘꽌윈TV’, 붉은색 로고와 스탠드를 적용한 ‘여의홍 TV’ 등 중국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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