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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정훈 '大物'로 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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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오토몬스의 신인선수 정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매니어 그룹에서는 '허재의 대를 이을 대형 스타감'으로 생각하지만 '능력에 비해 과포장됐다'는 비아냥도 있다. 시즌 초반의 플레이가 나쁘다 보니 과포장론이 힘을 얻기도 했다.

올시즌 신인 가운데는 TG 김주성의 활약이 가장 뛰어나다. 코리아텐더의 진경석, 동양의 박지현도 시즌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보였다. 정훈은 예상보다 실망스러웠다. 시즌 기록은 성균관대 동기 진경석.이한권(SK 나이츠)만도 못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모비스의 걸음이 빨라진 후 정훈도 잠재력을 드러냈다.

최근 다섯경기에서 평균 6.8득점해 시즌 기록(4.2득점)에 비해 향상됐다. 내용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1대1 공격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팀이 원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접근해가고 있다.

정훈이 매경기 10득점 이상 올려주면 외국인 선수의 골밑 득점과 외곽슛으로 양분된 득점 루트의 틈새를 메울 수 있다.

정훈은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크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팀의 주포들치고 2m의 키에 순발력이 뛰어난 정훈을 쉽게 돌파할 선수는 없다.

물론 정훈은 아직 단점이 더 많다. 수비할 때는 중심이 높고 공격할 때는 힘을 몰아쓰지 못한다. 장기인 블록슛에 재미를 붙여 정상적인 수비를 잊거나 파울을 남발하는 등 기본기 면에서 '잘못 배운' 부분이 눈에 띈다. 하지만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는 약점들이다.

남자 농구는 이제 '새 물'이 필요하다. 전희철.이상민(이상 KCC) 등 한때는 '꿈'이었던 선수들도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대는 정훈과 앞으로 등장할 김동우(모비스).방성윤(연세대) 같은 유망주들이 넘겨받아야 한다. 정훈은 첫 타자격이다.

수많은 정훈 팬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뛰는 정훈을 보고싶어 한다.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만 가면…" 하고 은근히 벼르듯 정훈이 정규리그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미쳤지만 큰 무대에서는 잠재력을 폭발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내일을 엿보고 싶은 호기심이 거기 있다.

허진석 기자

<바로잡습니다>

◇2월 26일자 S2면 '정훈 대물로 큰다' 기사 중 기록표의 김주성 기록은 8.7어시스트가 아니라 8.7리바운드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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