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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 또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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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봄 분양시즌이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주택 소비자들은 한층 올라간 아파트 분양가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많은 아파트가 새 주인을 찾을 예정이나 분양가가 인근 기존 아파트보다 높게 책정된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와 주택 수요자들은 최근 1~2년 동안 집값이 올라가면서 생긴 차익을 업체가 가져가고 있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선 "땅값이 많이 올라 어쩔 수 없다. 모두 분양하더라도 이윤이 3% 정도에 불과할 만큼 업체들도 사정이 어렵다"고 반박한다.

다음달 6일 청약접수를 받는 서울 2차 동시 일반분양분 8백67가구 가운데 입지.교통조건 등이 좋아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단지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유일하게 강남권에 대형 평형 위주로 나오는 서초구 방배동 동양파라곤 분양가는 평당 1천6백만원선이다. 66평형이 10억9천7백여만원이고 가장 큰 평형인 84평형이 13억9천여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1억원 가량 비싸다.

LG건설 자이(오는 10월 입주 예정)의 66평형 가격이 9억~9억5천만원선으로 10억원에 못 미친다. 역시 10월 입주할 롯데캐슬포레스트 81평형은 12억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지만 이번에 나오는 동양파라곤 81평형은 13억4천여만원이다.

방배동 K공인 金모 사장은 "교육 등 환경이 좋기는 하지만 시세보다 상당히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성내동 하나빌리지는 31평형이 3억원선. 지난달 성내동에 분양된 우림루미아트 31평형이 2억8천만원대였다.

분양가가 오르기는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동원개발은 이달 말 경기도 용인시 죽전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할 33~54평형 7백6가구 분양가를 평당 8백30만원대로 잡고 있다. 이 분양가는 지난 2001년 7월 이 지구에서 나온 건영.한라.대우아파트 등의 분양권 최고가와 비슷하거나 웃돌 정도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이 땅을 군인공제회로부터 늦게 매입하고 토지공사의 도시계획설계가 변경되는 바람에 분양이 늦어져 어쩔 수 없이 분양가가 올라가게 됐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고양시 가좌지구에서 나올 예정인 벽산아파트 2천여가구도 분양가 부담이 만만찮다.벽산은 이달 말께 이곳에서 25~56평형 1천9백40가구를 분양할 계획인데 분양가는 평당 6백만원 이상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가좌동에서 분양된 양우파크타운의 분양가(평당 4백43만원)뿐 아니라 이 아파트 분양권 최고 시세인 평당 5백43만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일산 주택업체인 L사 尹모(44)사장은 "양우파크타운보다 단지가 크고 입지여건이 낫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 분양가는 비싼 편"이라며 "지난달 대우건설이 이곳에서 분양할 때 평당 6백20만원선에 내놔 분양가 올리기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측은 "오랫동안 분양을 하지 못해 금융비용이 늘었고 원자재값이 많이 올라 불가피하게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분양가 올리기는 지난해에 쏟아진 남양주 호평.평내지구에서 많았다.지난해 4월 평내지구에서 우남종건이 첫 공급했을 당시 분양가가 평당 4백18만원(33평형)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청약열기가 뜨거워지자 하반기에 나온 아파트(대주.중흥 등)들은 특별한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평당 4백80만~5백30만원으로 분양가가 뛰었으며 호평지구도 같은 상황을 되풀이했다.

황성근.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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