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목판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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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현실주의 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외국 미술은 중국 목판화와 멕시코 벽화였다. 이들은 각 사회가 부닥쳤던 계급의 문제를 비판하고 이상으로 내건 이념을 전하는 도구로 쓰이면서 판화운동과 벽화운동으로 발전해갔고, 그 기법과 내용을 뭉뚱그린 운동성을 받아들인 것이 한국 민중미술이었다.

5월 5일까지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현대목판화:혁명에서 개방까지, 1945~98'은 중국의 목판화 운동 반세기를 1백여 점 작품으로 살펴보는 자리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기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거치는 격변의 중화인민공화국 현대사를 목판화가 어떻게 기록하고 표현했는지를 감상하며 한국 목판화와의 연관성을 견주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중국 목판화 운동에 정신적 버팀목 구실을 했던 루쉰(魯迅)의 '아큐정전'을 묘사한 자오옌녠(趙延年)의 작품(사진)은 강렬한 흑백 대비와 예리한 칼맛이 당대의 시대정신을 잘 드러낸 본보기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전통 수인(水印)판화를 이은 황페이모(黃丕謨), 다양한 목판화의 흐름을 일군 왕치(王琦)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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