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5년 전 경선 때 불법 선거자금 의혹 … 차기 대선가도에 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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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적수가 보이지 않던 차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1순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돌발 악재가 터졌다. 그가 2008년 대선 경선 때 워싱턴 출신 사업가 제프리 톰슨에게 불법적인 선거운동 지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고 12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톰슨은 현재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시 상원의원)과 경쟁하던 당시 60만8000달러(약 6억6000만원)를 지원했다. 클린턴은 이 돈으로 ‘스트리트팀(street team)’이란 선거운동 팀을 꾸려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시작된 그 해 2월부터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 등 최소 4개 주에서 행인들에게 포스터·스티커 등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하는 거리유세를 벌였다. 하지만 이 경비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의혹은 거리유세 실무를 담당했던 트로이 화이트가 세금 관련 부정으로 기소된 상황에서 ‘불법 자금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불거졌다. 그에 따르면 마케팅 전문가인 화이트는 당시 거리유세를 클린턴 캠프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이후 캠프 참모 중 하나인 미년 무어가 화이트를 톰슨에게 소개시켜줬고 톰슨이 돈을 대 거리유세를 벌였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측근들은 그 같은 거리유세가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톰슨은 예전부터 민주당 후원자로 유명했다. 민주당 출신인 빈센트 그레이 현 워싱턴 시장이 2010년 시장에 출마했을 때도 몰래 선거비용을 대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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