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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리모델링] 부인과 사별한 50대 … 전세 살까, 집 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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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Q 경기도 분당의 자영업자 김모(50)씨. 부인과 사별하고 자녀 2명과 살고 있다. 동네 잡화상을 운영하면서 버는 월 200만원과 친지에게 빌려준 3억원에서 나오는 이자 100만원으로 생활한다. 모아놓은 자산은 14억8000만원 정도. 주로 저축성 보험과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불려 왔다. 내 집은 아직 없지만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이사하지 않고 지금처럼 전세로 살 생각이다. 대신 손실이 나 있는 펀드 등 금융자산을 리모델링하고 싶어 한다.

A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는 기현상이 집값 바닥론에 슬슬 불을 지피고 있다. 재산가치로서의 의미가 퇴색하긴 했지만 해마다 다락같이 오르는 전세를 사느니 차라리 집을 구매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 수요가 일부 내 집 장만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올 하반기엔 그동안 쌓인 적체 매물이 하나 둘씩 소화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현재로선 부동산 경기의 본격 회복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지만 김씨처럼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서 무주택자인 경우 내 집 마련을 신중히 고려해 볼 만하다. 김씨는 집을 소유하지 않은 채 전세를 계속 살면서 금융상품을 자산운용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한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집에 대한 시각교정은 필요해 보인다. 내 집 없이 노후로 넘어갈 경우 주거안정성이 흔들리고, 이렇게 되면 배우자가 없는 김씨로선 정신적으로도 불안한 생활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집은 노후에 현금흐름이 쪼들릴 때 주택연금(역모기지)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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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립주택은 적당한 시점에 처분을=김씨가 거주하는 분당 지역에서 82㎡형은 전세가격에 5000만~1억원을 얹으면 집 구입이 가능하다. 112㎡형은 2억원 정도 추가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거주지 인근의 아파트들은 노후화해 집값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 신규 입주 아파트가 많은 판교지역에서 집을 사는 게 재산가치 측면에서 유리할 것 같다. 김씨는 성남시에 연립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생 명의로 돼 있다. 집을 사도 1가구2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연립주택은 재건축대상이긴 하지만 지금 여건상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미지수여서 적당한 시점에 처분하는 게 좋겠다.

 ◆신흥국 펀드는 환매가 바람직=적극적 투자보다는 벌어놓은 자산을 지켜야 하는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은행예금만 이용하라는 건 아니다. 100세 장수시대에 자산지키기의 관건은 물가상승 위험을 여하히 피하느냐다. 투자를 계속하되 안정적이면서 수익이 나는 상품으로 리모델링하길 권한다. 투자자산 중 먼저 손봐야 할 건 펀드들이다. 특히 신흥국 펀드는 20% 가까이 손실이 나 있다. 원금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환매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갈아탔으면 한다. 코스피와 미국 S&P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지수연계증권)가 괜찮아 보인다. 기대수익률은 연 6%.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올린 인컴 펀드도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펀드를 환매하면 손실이 확정되겠지만 예전보다 수익기대치를 낮춰 투자를 이어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자.

 ◆연금상품은 물가상승 감안해야=김씨가 60세 은퇴해 월 150만원을 30년 동안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할 경우 필요 은퇴자금은 약 5억1000만원이다. 보유 중인 연금자산이 5억6000만원 정도여서 노후생활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다만 은퇴 2~3년 전부터 연금 개시 시점과 수령액을 정확히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연금보험상품은 정액으로 연금을 지급해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가가 2%씩 해마다 오르면 지금 150만원인 생활비가 10년 후 183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월 150만원으로 설계된 연금보험은 그때도 150만원밖에 안 나온다. 은퇴 초기에 지급되는 연금의 일부를 재투자해 물가상승을 감안한 현금흐름 계획을 짜야 하는 이유다.

재산리모델링 asset@joongang.co.kr

◆재무설계 도움말=김은미 한화증권 르네상스지점 부지점장, 박세라 미래에셋증권 WM센터 과장, 강태규 메이트 플러스 컨설팅팀 과장, 임대성
MONETA 팀장
◆신문 지면 무료 상담=e메일(asset@joongang.co.kr)로 전화번호와 자산 현황, 수입·지출 내역등을 알려 주십시오. 신분을 감추고 게재합니다.
◆대면 상담=전문가 상담은 재산리모델링센터로 신청(02-751-5524)하십시오. ‘위스타트’에 5만원을 기부해야 합니다.
◆후원=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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