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대통령 언론관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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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이 화제다.

그의 언론관은 대언론 관계를 전담하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방송 출신을 대거 배치하고, 당선 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를 인터넷 매체와 한 데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盧대통령은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해성(李海成)MBC 베이징특파원을, 대변인에 KBS 아나운서 출신인 송경희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위원을 내정했다.

대변인 부재시 역할을 대신할 부대변인 겸 외신대변인에는 이지현 SBS 기자를, 홍보수석실 국내언론2비서관에는 권영만(權寧晩)MBC 기획국 정책기획팀장을 택했다. 홍보수석실의 나머지 비서관들은 대부분 盧대통령의 측근이며, 신문 출신으로는 박종문(朴鍾文)전 한겨레 논설위원이 유일하다.

역대 정권에서는 언론계 인사가 기용될 경우 신문기자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난 22일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 뉴스'와 인터뷰를 한 盧대통령은 당선 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가 파격인 점을 의식해 "주변 눈치나 관행을 살피는데 노무현 시대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기류는 盧대통령이 신문보다 방송에, 오프라인 매체보다 온라인 매체를 선호한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盧대통령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개혁을 언급하면서 중앙일보를 제외한 조간신문이 모두 발행하는 저녁 가판 신문을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가 구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족벌세습 체제, 기득권 체제를 고스란히 갖고 앉아서 자기들이 무슨 변화의 기수인 척하고 그러면서 실제로는 사사건건 딴죽을 걸고 발목을 잡는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방송 보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盧대통령의 언론 관련 언행에 대해 일각에서는 새 정부에서 온-오프라인, 종이신문-온라인신문.방송의 대립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盧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에 기여한 특정 인터넷 매체와 방송, 신문을 제외하곤 대부분 언론에 대해 부정적일 정도로 왜곡된 언론관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문광위 신영균(申榮均)의원은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언론사들과만 친밀함을 과시하는데 이는 새로운 유착관계를 형성해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을 주도해왔던 주요 일간지를 길들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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