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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생일 시비…양론에 다시 제3론 나와 전기 작가들 고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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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하이든보다 하이든적인 음악을, 그리고 모차르트보다 더 멋진 모차르트적인 음악을 쓰는 것이 목표였고 마침내 세계의 베토벤이 된 이 라인강의 정신적 기적을 다뤄온 전기작가들의 공통된 고민은 그의 생년월일이었다.
세계에 숱하게 나도는 백과사전·인명사전은 그의 생일을 1770년12월16일로 적은 것과 17일로 적은 것으로 대별된다.
브래태니커 컬리어 등의 사전은 16일설을 채택한다. 그들의 유일한 근거는 그 이튿날 세례를 한 것이 분명하다는 데서 오는 일종의 추리다.
그리고 17일설을 따르는 것은 베토벤 생가에 붙어 있는 관광 안내판을 비롯해서 일부 영국·프랑스·일본(평범사 인명사전)의 사전들, 심지어 작년 독일에서 나왔고 최근 영국에서 번역된 베토벤 전기의 결정판이라는 도이치그라모폰사의 루트비히·반·베토벤 역시 생년월일에는 로망·롤망처럼 자신이 없어 16일내지 17일이라는 절충론을 따르고 있다.
조세프·슈미트·고르크와 안스·슈미트는 베토벤에 관한 문헌을 섭력하고 그런 결론을 내리면서 17일설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는데 최근 런던·타임지 문예부록(9월4일자)은 그에 대한 반론을 재기했다.
문예부록(TLS)지의 평론가가 흔히 그렇듯 익명인 한 서평자는 베토벤의 글을 철저히 조사해 보면 자신의 생일이 12월15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베토벤이 마지막 청중을 모아 놓고 연주한 날짜로 알려졌던 1808년이라는 통설을 부정하고 1814년4월11일(태공트리오)이라는 설이 있음을 지적하는 TLS의 주장이 공인된다면 전세계의 교과서·사전류는 베토벤 탄신 2백주년행사의 하나로 그의 생년월일부터 뜯어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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