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제로」지대 모자보건|산전관리 및 분만환경|보건대학원 강길원 박사 연구논문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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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강길원 박사는 최근 인구문제론 집 별책으로 간행한 산전관리 및 분만환경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모자보건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를 분석, 새로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은 강박가사 발표한 논문의 요지이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북동 일대에 거주하는 유배우 가임부인 3천1백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균 임신횟수는 4·52회인데 평균 자녀수는 2·64명이었다. 이 차이는 바로 임신손모율을 말해주고 있다.
임신손모란 임신 및 출산상해 또는 그의 연속현상으로서 태아와 영유아에 불리한 조건을 주는 모든 임신의 결과를 말한다. 모자보건사업의 일차적인 목적이 임신부의 건강 도를 높임으로써 임선손모를 예방 또는 최소한도로 줄이는데 있다고 할 정도로 임신소모는 중요한 평가내용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자보건사업의 방향이 철저한 산전 후 및 분만관리를 통해서 모체의 일반적인 건강의 향상과 임신·분만·수유 등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데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근래 발전 도상에 있는 국가들의 가족계획 사업은 그 전제적인 조건으로서 임신손모를 줄이는데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상 부인의 1천 임신당 정상출생이 겨우 6백87에 불과하고 임신손모는 무려 3백13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인공유산이 2백23, 자연유산이 53, 그리고 사산이 7이었다. 여기서 임신손모란 태아사망, 즉 임신이 출생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자연 또는 인공유산이나 사산으로 끝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처럼 높은 임신손모는 1958년도 미국의 태아사망이 1백62인 것에 비해 무려 2배나 되어 사회적으로 커다란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임신·산전관리 및 분만에 관한 지식과 태도를 보면 3천1백71명의 대상부인 중 임신 및 분만생리에 대하여 잘 알고 있거나 다른 부인을 지도해 줄 수 있다는 부인은 겨우 33%에 지나지 않고 조금은 알지만 불확실하다는 부인과 거의 지식이 없다는 부인은 67%에 달하고있어 임신 및 분만에 관한 교육계몽 활동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산전관리나 분만에 관한 지식을 어디에서 처음으로 얻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72·1%가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라고 응답해온 사실은 모자보건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암시가 될 것 같다.
모자보건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산전관리인데 의료기관을 통해서 단 한번이라도 산전관리를 받은 부인은 50%에 불과하며 그 횟수는 1회가 10·4%, 2회 9·6%, 3회 8·4%의 순으로 과반수가 3회 이내로 산출되어 그 충실성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분만에 있어서도 가정분만이 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직도 대다수가(80%) 소독되지 않은 가위로 탯줄을 자르고 있으며 산포로서는 시멘트 푸대 및 비닐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무려 70%나 되어 놀라울 정도로 비위생적인 가정분만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거의 제로상태인 모자보건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1)모자보건의 필요성을 인식 고취하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계몽활동을 벌인다. (2)모자보건사업의 추진 및 연구를 시행할 협의체를 구성한다. (3)사업의 수행을 위한 산과 병원, 조산원, 소아병원, 모자보건상담소, 보건소등의 의료기관을 증설 확충함은 물론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제도를 체계화함으로써 이용이 용이하도록 한다. (4)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하여 산전 후 관리 및 분만관리에 필요한 재정적인 혜택을 주도록 한다. (5)특수훈련을 통하여 요원확보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6)학교에서 모자보건교육을 실시한다. (7)가족계획사업에 모자보건사업을 통합 운영하도록 강구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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