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의 승부에서 이긴 자이언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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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은 타석에 들어선 자신을 떠나, 다음타석에 들어서게되는 동료에게 큰 도움이 된다. 많은 공을 던진 투수는 일찍 지치게되고, 한 타석에서 예상보다 많은 공을 던지면 투구패턴이 단조로워질 수 밖에 없다.

다음타자에도 유리하다. 한 타자에게 진땀을 뺀 투수는 다음타석의 타자에겐 빠른 승부를 걸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은 얼만큼 끈끈한 승부가 중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양팀의 4번타자로 나선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와 팀 새먼(애너하임)은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각각 4타석에 들어선 두 선수는 본즈가 4타석 3타수 1안타 볼 넷 1개를 기록했고, 새먼은 4타수 무안타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타자가 상대투수에게 얼마만큼 많은 공을 던지게 했느냐에 대한 것인데, 본즈가 4타석에서 16개의 공을 던지게 한 반면, 새먼은 10개만을 유도했다. 본즈는 평균 4개, 새먼은 2.5개에 불과했다.

3번째 타석에서 초구를 건드려 아웃당한 것도 두 선수가 똑같았다. 그러나 본즈는 루상에 주자가 없는 상황이였고, 새먼은 외야플라이를 치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1사 1, 3루의 득점기회였다.

새먼이 조금만 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면, 에인절스로서는 조금 더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었을 것이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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