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폰 문자메시지 단속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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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홍콩=이양수 특파원]중국 사회에서 '제5의 미디어'로 떠오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대해 중국 당국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 문자메시지를 '민심을 어지럽히는 유언비어의 진원지'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춘절(春節) 연휴 직후인 이달 중순 광둥(廣東)성을 중심으로 '괴질로 수백명이 숨졌다'는 루머에서 '이라크 전쟁이 터지면 식량값이 폭등한다' '농약을 실은 선박이 상수원에서 침몰했다'는 괴소문까지 퍼져 식초.쌀.소금.생수를 사재기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휴대전화가 신문.방송.출판.인터넷에 이어 다섯째로 큰 '뉴스 전파력'을 보인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9백억건에 이르렀고, 괴질 소동 때는 광둥지방에서만 하루 4천만~5천만건이 중국 대륙을 날아다녔다.

광둥성의 경우 '불순한' 메시지를 보내는 휴대전화 사용자 적발에 나서는 한편, 아예 문자를 보내지 못하게 만드는 여과장치도 마련했다. 이미 문자메시지로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1명이 구속됐고 4명은 벌금형에 처해졌다.

당국은 한꺼번에 다량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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