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기네스] 에드워드켈러 김혜원 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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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불황을 걱정했는데 올해 밸런타인데이는 열흘도 안돼서 준비한 초콜릿을 다 팔았어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마케팅유통회사인 에드워드켈러코리아의 페레로(FERRERO) 프로덕트 매니저(PM) 김혜원 대리(28)는 사내에서 '초콜릿을 팔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통한다.

올해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자신이 맡고 있는 이탈리아산 페레로 로쉐 초콜릿을 58억원어치나 팔아 붙여진 이름이다. 金씨의 올 초콜릿 판매 매출 목표는 1백50억원. 지난해에도 1백10억원어치의 초콜릿을 팔았다. 金씨가 혼자 올린 이같은 실적은 회사 안에서도 독보적이다.

金씨는 이 회사 소비재 사업 부문에서 단일품목 2년 연속 매출 1등을 기록하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마케팅과 세일즈 전문가들이 수두룩한 회사 안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그는 판매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까다로운 성격 덕'이라고 뜻밖의 대답을 했다.

"어떤 물건을 사더라도 소비자로서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낸 돈 만큼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화가 나요. 제가 파는 초콜릿 역시 마찬가지예요. "내가 소비자가 돼 꼼꼼하게 초콜릿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마케팅 계획을 짜는 거죠."

2001년 처음 초콜릿 마케팅을 맡은 직후부터 시장을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나라 초콜릿 시장은 수능시험이나 밸런타인데이 시즌이 대목이에요.연중 각종 행사 등에 '단골 선물'로 초콜릿이 오가는 서구와는 다르죠. 때문에 1년 내내 마케팅을 이어가는 작전 대신, 졸업.입학시즌과 밸런타인데이가 겹치는 요즘에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 주효했어요."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페레로 로쉐 초콜릿 박스에 '포장지 선물 포장'을 함께 집어넣도록 한 것도 그녀의 아이디어다.

10.20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콜릿을 사는 여성 대부분이 초콜릿을 고를때 가장 따지는 것이 바로 '선물 포장과 디자인'을 꼽은 것으로 나와 아시아 지역 본사를 설득해 실행에 옮긴 것이다.

초콜릿을 잘 팔기 위해 밀어붙이는 그의 프로 정신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콜릿 판매여왕인 金씨는 올 초 대리로 '고속 승진'했다.

표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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