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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우주 중계」에 사는 보람|최덕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4일 밤 8시「동양 텔리비젼」은 일본「도오꾜」에서 열리는「프로·레슬링」「인터내셔널·태그·타이틀매치」실황을 생방송으로 우주 중계한다. 이 대전은 특히 우리 나라의 세계적인 「프로·레슬링」인 김일 선수가 일본의 「자이언트·바바」와 한 「팀」이 되어 미국의 도전자들과 맞싸운다는데 큰 관심을 던져준다.
어떻든 이 하나의 우주 중계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오늘날 전자문명 시대에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모든 것이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우주촌락 속에 우리들이 같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사실 최초의 통신위성인 「텔스타 1호」에 의하여 미국과 「유럽」대륙 사이에 우주 TV중계가 성공한지 8년이 지난 오늘의 우주 중계는 이제 35억의 인구가 사는 세계를 한 울타리 속에 거침없이 묵어 두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그 동안 「멕시코·올림픽」이나 7억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시청했다는 인간 최고의 「드라머」인 「아폴로」11호 달 착륙 광경을 우주 중계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우주 중계는 일본을 거친 전파를 부산에서 수신하여「마이크로 웨이브」로 다시 서울로 보내서 방송되었기 때문에 완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더욱이 TV화면 속에 일본말 자막이 나오는 등 뜻 있는 우리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얼마 전 우리나라도 금산 우주 중계 지상국이 「EXPO 70 한국의 날」 실황을 시험방송으로 중계하고 그후 정식으로 개국함으로써 참다운 우주중계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 본격적인 TV「프로그램」을 가지고 우주 중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오늘 동양 TV가 마련한 이 「프로·레슬링」「빅·이벤트」인 것이다.
사실 우주중계는 복잡한 회선 구성이나 연락, 그리고 막대한 제작비의 투입 등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그러나 참으로 강력한 TV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주 중계의 위력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 나라 시청자들도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때그때 볼 수 있게되고 72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될 세계 「올림픽」도 이번에는 우리 「아나운서」가 현지에서 직접 「텔리비젼」중계 방송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전자 문명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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