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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 뺏기는 철도수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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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적자투성의 철도는 연장4백28km의 경부고속도로가 전면 개통됨에 따라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송수단의 대종으로 버티어 왔던 철도는 이제많은 여객과 화물을 고속도로편에 빼앗기게되어 운영상 큰 시련을 맞았다. 이때문에 전면적인 경영개선이 불가피하기에 이르렀다.
철도의 경영위기현상은 작년말 고속도로가 개통된 서울∼대전간의 수송상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같은 예로 작년도 1·4분기에 30만2백82명의 여객을 날랐던 서울∼대전간이 올해는 19만8백16명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35·1%나 줄었다.
이때는 20여대의 고속「버스」가 운행했을 뿐이었는데 50여대가 운행하는 완전개봉 뒤에는 더 많은 어객이 줄어들 것이란 추산이다. 더구나 연말까지 경부간에 3백85대 (현재2백29대)의 고속 「버스」가 운행될 때는 철도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은 뻔하다. 철도청은 철도승객의 고속도로전가율을 최고40%선으로 추계, 윌평군4백만명 이상을 고속 「버스」에 빼앗길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김준배철도청장자신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첫날 『개통직후는 20%, 앞으로는 16%가량의 승객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낮춰봤지만 교통부육운당국이 지난5월초 추계한 승객감소예상수는 30%선으로 잡았었다. 특히 철도청여객수입의 50%를 올리고있는 경부선황금노선에서 여객수입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바로 전철도세입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때문에 철도여객수입은 앞으로 월간 약20억원이상의 수입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철도경영은 62년이래 시설차관를 들여오면서부터 빚에 몰리기 시작했다. 빚더미에 쌓인 철도는 69년도 한해에 70억원의 세입결합이 생겼는데 앞으로 월간 20억원이상의 여객수입감소가 누증된다면 세입구조에 큰 차질이 있을 것이다. 60년도 한해의 철도수입을 보면 총수입3백32억5천5백만원 가운데 95%가 철도영업수입으로, 이를 다시 분류해보면 여객수입이 56%, 화물수입이 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세수입의 위치를 차지하고있는 여객수입이 감소된다는 것은 철도경영의 결정적인 위기를 안겨주는 것이다.
그나마 차관의 가중은 62년에 IDA자금1천3백99만2천9백24 「달러」를 차용한 것을 비롯,올해 5천5백만 「달러」의 전철화자금을 벌기까지 전후 10여차에 걸쳐 2억1백16만 「달러」의 빚을 짊어지고 있다. 이 차관에 대한 원리금은 69년에 총50억원의 규모로 갈수록 천도재정에 부담을 주고있다.
이에따라 철도청은 고속도로에 빼앗기는 여객감소를 막아 철도수입을 올리기 위한 대비책으로 ①특급열차2개를 야간침대열차로 전환하고②단체승객에게 20%∼50%의 할인제를 실시하며③매표배달제④철도승객을 위해 도심지에서 역까지 「버스」를 운행한다는등 전례없는 「서비스」대책을 세우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같은 대비책은 발등의 불이나 끄기 위한 미봉책-. 운수행정의 전문가들은 이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철도경영을 합리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철도수송운임체계를 합리화하여 철도수입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여객운임은 69년12월27일 평균19·01%로 재조정, 적정원가선에 올려놓았지만 철도의 화물운임은 85%의 적자운임을 면치못하고있다.
현행 화물운임요율은 1km당 1원15전으로 공로운임보다 8배가량 싸며 선박운임보다 절반이나 싸다. 이때문에 수송구조도 철도와 공로가 7대3의 비율로 대부분 그 수송을 철도에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당국은 철도화물 운임의 인상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지금까지 억제하여 왔으나 철도경영면에서는 그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있다. 그러므로 철도화물 수입의 재조정으로 여객의 감소에서 오는 수입부족을 보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철도는 고속 「버스」에 비해 ⓛ운행의 안전정확성 ②여행의 쾌적성③운임의 저렴성등의 잇점으로 「서비스」를 개선, 고속 「버스」와 선의의 수송경쟁을 해야한다. 안전의 점에서 들 때 철도는 열차 무선장치가 돼있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전천후와 야간운행을 할 수 있으나 고속「버스」는 「스모그」현상이 생길 때는 운챙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철도수송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스피드」의 개선도 중요하다. 특히 철도노선을 더욱 강화하여 현재 경부선의 관광호를 시속 1백30km이상선으로 달리게하면 단거리는 몰라도 장거리여행에는 철도편에 훨씬 많은 승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철도는 운전면에서도 점점 정비에 요하는 시간이 걸리지 않으므로 운행에 있어서도 정확성을 기할수 있는 장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밖에 철도의 불리한 점으로는 열차빈도가 적어 여객의 승차대기시간이 길다는점도 있으나 철도는 한꺼번에 7,8백여명의 다객수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서비스」를 개선, 고속 「버스」에 빼앗긴 승객들을 되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여객수입의 증대는 철도의 적자운영을 벗어나는 길이다. <김석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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