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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도성장...「유로·달러」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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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2면

5월 들어 미국 안의 「인플레」가 재연, 자금수급이 핍박해지자 미국의 상업은행들은 「유로·달러」를 또다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에 8%선으로 떨어졌던 「유로·달러」금리는 최근에 다시 9.7%까지 올라갔다. 「유로·달러」 금리 동향은 세계의 금융시장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바로미터」-우리나라도 6월 초순께 「유로·달러」를 기채한 바 있어 무관한 사태로 넘겨버릴 수는 없게되었다. 그런데 최근 국제결재은행(BIS)은 69년도 제 40차 「유로·달러」시장동향 보고서를 발표, 그 실태를 밝혔는데 이를 요약해 보면-.
69년의 「유로·달러」시장규모는 3백 79억불로 추정된다. 이 규모는 68년 2백 50억불에 비해 1년 동안에 50% 정도가 증가한 것이며 65∼68년까지 4년간의 증가분 1백 35억불에 상당하는 것으로 시장은 글자 그대로 고도성장을 보였다.
이처럼 「유로」시장이 급팽창한 것은 ①금융긴축에 따른 미국은행의 수입증가 ②통화당국의 채권·채무 「포지션」규제로 인한 불·이 은행들의 수입증가 ③「마르크」 투기자금으로서의 수요와 ④「마르크」절상 후 외화유출을 보전하기 위한 서독은행의 수입액증가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은행의 수입이다. 69년 한해동안 「유로·달러」 증가분 1백 25억불 가운데 50%이상인, 70억불이 미국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69년 6월 미국의 「유로·달러」 수입액은 모두 1백 67억불. 그런데 하반기에 이것이 약간 늦추어졌다고는 해도 연말에는 여전히 1백 69억불의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이 이렇게 많은 「유로·달러」를 도입한 것은 금융긴축에 따라 미 은행들이 기업자금수요를 「유로·달러」로 메워왔기 때문이다.
미국 다음으로는 서구제국의 39억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38억불이 영·서독·불·이 등 8개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각국별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불란서는 작년 1·4분기 중 외화 「포지션」이 2천만불 채권초에서 6억 6천만불의 채무초가 된 것으로 미루어 「유로·달러」를 상당히 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증가분 중 4억불은 「캐나다」, 1억불은 동구로 갔다. 기타 13억불은 대부분이 「바하마」(영 자치령)를 경유, 미국에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공급한 나라를 보면 증가액 중 미국 6억불, 「캐나다」 16억불, 구주가 62억불, 동구 4억불, 일본이 3억불을 각각 차지하여 수입액과 비교해 보면 작년에는 각국의 자금이 「유로·달러」시장을 중개로 하여 미국에 대량 유입된 것을 알 수 있다.
규모의 팽창과 함께 69년도 「유로·달러」시장에서 두드러졌던 현상은 이상 고금리다.
수요증가가 고금리를 불렀고 이 고금리가 새로운 자금공급자를 개척했다는 것이 작년의 「유로·달러」시장 동향의 특징이다.
작년의 금리추이를 보면 4월말의 「마르크」 투기가 금리상승의 큰 요인이었다.
4월말의 「마르크」 투기로 6월 11일에는 12.625%(3개월짜리)까지 올라갔고 「마르크」절상으로 10월말에는 9%선으로 떨어졌으나 연말 자금수요, 미국의 「커머셜·페이퍼」 발행규제의 움직임, 서독은행 수입 등으로 12월에는 12.875%인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상에서 주목되는 점은 미국의 금융정세가 「유로·달러」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이다.
「유로·달러」 발생원인으로 보아도 「레귤레이션」Q(은행예금 이식 제한)가 「유로·달러」시장과 큰 관계가 있으나 CD(양도가능 정기예금증서)의 유통이율과 「레귤레이션」Q에 의한 규제금리와의 차이가 커지면 커질 수록 미국은행의 예금획득이 어려워지므로 해외지점에서의 차입, 특히 「유로·달러」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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