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위치 정확히 파악해 줄 첫「천문 측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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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설부 소속 국립 건설 연구소는 정부 기관으로는 처음 천문 측량하기로 했다. 천문 측량이란 천체를 관측하여 관측 점의 천문학적 경도 위도 및 방위각을 결정하는 측량을 말하는 것이다. 이 측량이 필요한 것은 일국의 위치의 기준이 되며 3각 점 및 3각 망의 좌표를 산출하는데 근원이 되는 경위도의 원점을 설치하게 되는 데에 있다.
현재까지 우리 나라는 독자적인 경위도의 원점이 없어 전국의 3각 점의 좌표도 일본의 경위도의 원점에서 유도, 사용해왔다.
우리 나라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경위도의 원점은 부산 영도 (동경 129도3분26·651초, 북위 35도4분46·062초) 와 거제도 (동경 128도41분44·602초, 북위 34도50분56·755초)에 있는데 이것은 일제 때 일본의 경위도 원점인 동경 만 (동경 139도44분30·0970초, 북위 35도39분17초·5148초)에서 대마도를 거쳐 옮겨온 것이다.
그런데 영도와 거제도에 설치되어 있는 우리 나라 경위도와 원점은 해방 후 38선을 결정할 때 미군이 조사한 결과 위도에는 별 차이가 없으나 경도 상으론 동쪽으로 9초 정도 기울어져있다고 판정된바 있다.
한편 성균관대학의 박흥수 교수 팀도 65년 부설 천문대를 통해 동 천문대의 위치가 지도상에서 보다 실제 동쪽으로 12초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발표한바 있다.
박 교수에 의하면 그나마 영도에 설치되어 있는 원점은 허물어져 없어진 형편이라 우리 나라 독자적인 원점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건설부는 이를 위해 71년부터 시작되는 천문 측량 5개년 계획 (총 재원 8백80만원)을 수립했는데 금년에는 준비 기간으로 71만원의 재원으로 남산에 천문 관측소를 설립, 지난 5월1일부터 천문 관측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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