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부름 받은 손흥민 다시 빠진 박주영·기성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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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보다는 원칙이 먼저였다.

 홍명보(44) 감독이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이티(6일·인천)·크로아티아(10일·전주)와의 평가전에 나설 25명의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함됐지만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면 대표팀 발탁은 없다’는 원칙은 지켜졌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박주영(28·아스널)을 뽑지 않은 이유다.

 둘은 홍 감독과 함께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핵심 선수다. 그는 “기성용과 박주영은 한국 축구에 중요한 선수다. 당장 부진하다고 비난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소속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주전 경쟁에 밀려 이적을 추진 중이다. 박주영은 아스널 훈련장에서 나와 호텔에서 거주하며 새 팀을 찾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해외파’ ‘국내파’라는 단어 대신 ‘해외에서 뛰는 선수’ ‘국내에서 뛰는 선수’라는 표현을 썼다. 부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하는 터라 단어 선택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홍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라는 단어가 굉장히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뉘앙스부터 선수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기 때문이다. 더 좋은 단어를 언론에서 고민해달라”고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스타로 떠오른 손흥민(21·레버쿠젠)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이 포지션은 내 자리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동등한 원칙을 적용했다. 페루와 평가전(14일)에 뛰었던 선수들과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함께 모이는 첫 자리다.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밝혔다.

축구 대표팀 명단(25명)

▶GK=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 DF=박주호(마인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제주) 황석호(산프레체히로시마) 곽태휘(알샤밥)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 MF=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 박종우(부산) 이청용(볼턴) 고요한·하대성·윤일록(이상 서울) 이명주(포항) 한국영(쇼난 벨마레
▶ FW=이승기(전북) 조동건(수원) 이근호(상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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