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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업다이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인은 잘 웃는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 유머를 주제로 택한 이유를 알듯하군요.』 28일상오 입국한 미국의 중견작가 존·업다이크씨는 여장을 풀자마자 조선호텔 풀장부터 찾았다. 『한국펜에서 초청해 줘 매우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는 그는 아시아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미국문단의 호프인 38세의 업다이크씨는 『부부들』이란 소설로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부부들』을 한국어로 번역한 장왕록교수와 이 자리에서 만나 처음 인사를 나누었는데 장교수로부터 받은 번역본을 『미국에 가서 자랑하겠다』고 말하며 싱긋 웃는다.
『부부들』에서 미국사회의 난륜을 고발하는데 비교의 기준으로 삼은 홍씨 일가를 한국에서는 한국인으로 알고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에 그는 다행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에도 문학에 거인이 있느냐』고 물은 그는 이광수씨가 북한에 납치되었다는 얘기에 공산주의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젓는다.
사르트르 키에르케고르등 자본주의작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업다이크씨는 현대인의 불안감이 주요한 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해밍웨이의 미감각에 많은 감명을 입었다면서 『그러나 나의 작품경향은 윌리엄·포크너류에 속하는지 모르겠다』고 작품경향을 말한다.
최근에 소개된 유대계 작가의 역경을 그린 『베크에서 작품의 경향이 달라졌다고 타임이나 뉴스위크의 서평자가 말하는데 대해 『유머를 좀 썼을 뿐이다. 내 자신은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작가가 작품을 쓰는 버릇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세대의 급진주의에 대해 그가 타임지에 침묵의 세대로 클로스업된 사실과 비교하면서 TV나 매스컴의 지나친 영향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월남전을 계기로 미국은 지금 복합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서울펜대회에서 소설에서의 해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는 그는 『귀빈』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산의 소리』(The sound of mountain)란 천단강성씨의 영역판을 손에서 떼지않는 그는 한국에도 사이덴스티커씨(천단작품의 역자)같은 번역자가 나와야겠다고 하면서 이번 기회에 아시아와 아시아문학을 좀더 알고 귀로에 일본에서 강연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작년에 발칸지방을 여행하면서도 이 문학작품의 번역문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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