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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그리스 유물 장기 대여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페이토 여신상 중 이 부분이 수주일 내로 그리스에 반환된다.
이탈리아는 기원전 5세기 경의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을 그리스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의 관계자는 반환되는 것이 순종과 유혹의 여신인 페이토 상의 일부분으로 수주일 내 반환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시실리 팔레르모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이 조각은 여신의 정교한 의복 사이로 보이는 페이토의 발 부분에 해당한다.

이 조각은 원래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동부에 있었다. 이 조각은 팔레르모 대학이 시실리와 몰타 지역의 영국 영사였던 로버트 파간의 미망인으로부터 1818~1820년 사이에 사들인 것이다.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파간이 어떻게 이 조각들을 소유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99년 동안 이 조각을 그리스에 장기 대여키로 한 이탈리아의 제의로 유명한 엘진 마블스를 포함, 파르테논 마블스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이 재개될 전망이다.

마블스의 조각상들은 한 때 파르테논 신전의 상부를 장식했던 프리즈(조각을 위한 소벽)에 새겨진 일련의 조각들 중 하나다.

1806년 조각상의 태반이 엘진경에 의해 파내졌으며 이후 1816년 현재 전시되어 있는 런던의 대영박물관으로 팔려 나갔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페이디아스가 조각한 파르테논 신전 프리즈의 다른 조각들로 유럽의 여러 박물관으로 흩어져 나갔다.

그리스 당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위해 조만간 프레이즈를 재 조립하기 원하고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그리스가 대영박물관으로부터 엘진 마블스를 장기 대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영 박물관측과 영국 정부는 이런 제의에 반대하고 있다.

카를로 아젤로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은 다음 달 그의 공식 방문 기간 중에 이 조각들을 그리스 당국에 건넬 예정이다.

엘진 마블스는 오랫동안 영국에 보관돼왔다.

비록 최종 승인에 시실리 섬의 문화 유산에 대해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시실리 자치 정부의 인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참피 대통령은 이 조각의 반환을 위한 결정을 주도해 왔다.

이 조각들을 보관해온 팔레르모의 살리나스 지방 고고학 박물관 관계자들은 장기 대여에 반대하고 있다.

박물관의 그리스 유물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아가타 빌라 부장은 "우리 박물관은 늘 전시물을 대여하거나 복제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결정은 단지 우리 박물관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며 우리 전시물의 정체성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는 조각을 빼앗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 결정이 반 문화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고고학적 발견물은 그것이 역사의 일부분을 구성하거나 박물관 정체성의 일부분을 구성할 때만 가치를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ROME, Italy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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