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생활자의 씀씀이가 1998년 이후 처음 줄어들었다. 소득도 99년 2분기 이후 증가폭이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4분기 가구당 지출이 2백10만6천원으로 2001년 4분기에 비해 1만원(0.5%)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가계지출이 줄어든 것은 98년 4분기(-1.9%) 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 소비 지출액은 1백66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5% 감소했다.
항목별로는 TV.컴퓨터.캠코더 등 교양.오락 기구에 대한 지출이 23.5%나 감소하는 바람에 교양.오락비의 지출이 10.8%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교통.통신비도 5.1% 감소했다. 식료품 소비는 경기에 민감한 우유제품이 5.2%, 곡류가 6.1% 줄었다.
반면 난방용 유류와 가스 사용량 증가로 광열수도비가 18.8%, 집값 상승으로 월세 비용이 2.4% 각각 늘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2백80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에 그쳐 99년 2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백59만8천원으로 0.2%(5천원) 증가에 그쳤다.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한 것을 나타내는 지니 계수는 97년(0.283) 이후 최저인 0.312로 조사돼 도시근로자의 소득분배 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의 평균소득이 하위 20%의 평균소득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도 5.18로 97년(4.49)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백39만1천원으로 맞벌이를 않는 가구(2백62만1천원)보다 77만원 많았다. 지출은 2백39만3천원으로 비 맞벌이 가구(2백13만7천원)보다 25만5천원이 많았다. 이에 따라 한달 흑자 금액은 맞벌이 가구(99만8천2백원)가 비맞벌이 가구(48만3천7백원)보다 배 이상 많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호상 연구위원은 "1분기에는 지난해 말보다 소비 심리가 나아지겠지만 급격한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내수 진작책 등을 써 경기불안 심리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