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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프리뷰] AL 서부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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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최강의 전력을 갖춘지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나머지 5개의 지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다. 4개팀 가운데 3팀이 90승이상을 거뒀고, 사이영상-MVP-행크애런상이 모두 서부지구에서 나왔다. 지구 2위를 차지했던 애너하임 에인절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가 지구간의 승부를 가리는 경기였다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부동의 1위다.

막강한 서부지구 팀들 가운데서도, 지구 우승을 노릴만한 팀으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다른팀들에 비해 한 발 앞서있다.

2002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덜미를 잡힌 애슬레틱스는, 다시 지구 1위를 노릴만큼 탄탄한 전력을 유지했다. 불펜에서 제프 탐(토론토 블루제이스)-마이크 피어리(필라델피아 필리스)-마이크 베나프로(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잃었지만, 채드 브레드포드-버디 에르난데스-마이크 누-조 발렌틴등 좋은 성적을 기록한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변함없는 불펜을 꾸밀 수 있다. FA 존 할라마와 일본에서 돌아온 에드 야날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속구의 마무리 빌리 코치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보내고, 키스 폴크를 영입한 것은 불펜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보인다.

선발투수에서는 '빅 3'를 중심으로 테드 릴리-애런 하랑이 맡게되며, 세 명의 에이스급만으로도 투수력에 있어서는 지구내의 어떤 팀보다 위에 있다.

타선에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짜임세를 갖췄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1루수 어루비엘 두라조를 데려왔고 FA로 풀린 중견수 크리스 싱글턴의 합류시켜, 기존의 테렌스 롱-저메인 다이와 함께 수준급의 외야진을 만들었다. 다만 2루수 레이 더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붙잡지 못한 것은 아쉽다.

애슬레틱스의 아킬레스건으로 알려진 것은, 2루수 마크 엘리스가 맡게될 1번타자. 0.272의 타율과 6홈런 35타점을 올렸지만, 2년차밖에 안되는 '신예'라는 것이 불안하다. 프랭크 메네키노가 교체출장하지만, 1번타자를 소화하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 신임감독 켄 마차의 능력도 애슬레틱스의 2003시즌을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다.

2위로 꼽히는 팀은 지난해 우승팀 애너하임 에인절스. 에인절스는 선발라인업-선발로테이션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 알 레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데니스 쿡(FA)-알렉스 오초아(일본)-올랜도 팔메이로(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잃었지만, 포스트시즌이 활약이 미미했고, 대체선수들이라 전력의 약화는 없다.

부상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하지못한 애런 실리가 돌아왔다는 것은 전력상승의 기대를 줄 수 있고, 브레드 풀머-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등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에 신경을 썼다.

다만 에인절스의 지난시즌 '이변'이 일회성에 그칠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선수각자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도 지난해보다 약화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인절스로서는 우승의 후유증을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좋은성적의 밑거름이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올시즌 이변을 일으킬 팀으로 예상된다. CBS는 일찌감치 레인저스를 3위로 점찍었고, 시애틀 매리너스를 4위로 밀어놨다.

레인저스의 전력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벅 쇼월터 신임감독의 영향력에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구단장악력이 뛰어난 쇼월터 감독은, 벌써부터 스타급 선수들이 많은 레인저스를 휘어잡는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고, 많은 훈련량을 앞세워 나태한 선수들의 정신을 다잡고 있다.

또 한가지, 지난해 부상으로 제실력을 내지 못했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한다는 것도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상황이다. 1선발 박찬호와 중견수 칼 에버렛의 회복은 레인저스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다.

전력보강이 두드러진 부분은 불펜. 보스턴 레드삭스와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뒷문을 책임지던 우게스 우비나와 에스테반 얀을 영입했고, 대니 콥-애런 풀츠를 데려와 불펜을 두텁게 했다.

그러나 주전포수였던 이반 로드리게스를 내보낸 것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연봉감축의 이익과 함께 수비중심의 포수인 아이너 디아즈는 효과적이지만, 로드리게스의 공격력과 주자를 꽁꽁묶었던 '강견'의 달콤함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부상선수들의 활약과 두터운 불펜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이변을 예상할 수도 있다.

매리너스를 최하위로 꼽은 것은 의외다. 116승의 기적을 일으킨 선수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난처하다. 겉으로 본 전력은 이상이 없다. 오히려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의 '쓸만한'선수라던 랜디 윈까지 데려와 짜임세도 좋아졌다.

그러나 선수들의 나이가 걸림돌이고, 루상의 주자를 불러들여야 할 에드가 마르티네스(40)의 나이는 부담스럽고, 브렛 분(33)은 2001년의 성적에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랜디 윈의 테이블 세터는 훌륭하지만, 전체적인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존 올러루드가 통산 4번째로 100타점을 돌파했지만, 혼자짊어지기엔 짐이 만만치 않다.

선발로테이션에서도 프레디 가르시아외에는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제이미 모이어(40)도 확실한 믿음을 주기 어렵다. 호엘 피네이로와 라이언 프랭클린은 경험이 필요하고, 라파엘 소리아노/길 메시는 신인이다. 경험이 풍부한 루 피넬라가 아닌 밥 멜빈이 감독이라는 것도 매리너스에게 유리한 점은 아니다.

지구 예상순위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애너하임 에인절스-텍사스 레인저스-시애틀 매리너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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