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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사라진 천연기념물 제11호 크낙새 20년만에 광릉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25동란을 전후해서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천연기념물 제11호 크낙새가 경기도 양주군 광릉 임업시험장의 숲속에서 20년만에 되찾아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조류학계의 권위인 원병오교수(경희대학교부설조류연구소장)가 지난 5일부터 각종 조류의 분포와 생태를 조사하러 광릉에 나가있다가 5일, 13일, 19일 3차에 걸쳐 크낙새가 머리위를 날아 숲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크낙새가 나무를 쫄때 나는 『크낙, 크나악…』하는 울음소리를 들음으로써 크낙새가 다시 나타난 것을 확인한 것이다.
또 원교수이외에 동교조류연구소의 많은 연구팀도 크낙새가 머리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으며 크낙새가 우는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원교수는 며칠동안 크낙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다가 실패했다고 안타까와하면서 현재 연구팀을 광릉숲속에 풀어 크낙새의 서식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동교 조류연구소에 따르면 크낙새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사는 희귀한 조류로 6·25이후 1960년 속리산서, 1968년 설악산 백담사 부근에서 크낙새의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확인되지 않았으며 그뒤 크낙새의 실체를 목격한 일은 거의 없었다가 이번에 비로소 확인한 것이다.
크낙새는 1886년 광릉에서 1마리가 잡혔고 6·25전까지 광릉 숲속에 최고 4쌍이 서식,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당국이 보호를 받아왔으나 6·25의 전란과 그후 공기총의 범람 및 산림의 남벌로 차차 자취를 감추어 자취조차 찾을 수 없어 한때 멸종한 것으로 보았다고 동교 조류연구소는 말했다.
딱따구리과에 속하는 크낙새는 몸집이 까마귀만한 딱따구리의 왕자로 온 몸이 윤기나는 검은 털에 싸여있으나 가슴에서 배까지 흰털이 나있고 수놈의 머리위와 얼굴엔 붉은 털이 나있는데 고목이 많은 밀림속에서 지름 2m가량의 나무둥치에 부리로 구멍을 뚫어 둥우리를 만들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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