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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코치 조시자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리가 소유하고있는 각종 스포츠의 스타·플레이어들중에는 상당한 여성선수들이 끼여있다.
그러나 코치라든가 심판이라든가 하는 부문에서는 여성들이 무에 가까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불모의 땅에서 문교부장관의 체육지도자 인정증을 획득, 우리나라 최초의 공인된 여성코치가 된 사람이 조시자여사.
탁구선수인 딸들을 세계 챔피언으로 키우겠다는 집념에서 46세의 나이로 코치·아카데미를 수료한 극성엄마이다.
그의 둘째딸 최환환양(외환은행)은 뮌헨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부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국가대표선수, 둘째딸 옥향양은 신광여고 탁구선수, 그리고 남편 최근항씨는 왕년의 국제선수이며 지금은 탁구협회 이사…. 이 쟁쟁한 탁구가족들위에 숙명여고시절 탁구선수었던 조여사가 코치로 군림한 것이다.
자기손으로 어린딸들에게 탁구공을 처음 쥐어주었고 딸들이 자라 선수가 되자 이 딸들을위해 다시 공부했던 엄마코치는 한국최초의 코치 자격증을 딴 후에도 다른 사람들을 지도해 본적이 없다. 오직 딸만을 위해 65년, 67년 두차례씩 환환양이 국제 게임을 벌이는 일본까지 따라다니며 온 정성을 쏟았을 뿐이다.
이런 엄마의 집념은 환환양이 다니던 신광여고나 한일은행의 코치들과 의견대립을 일으켜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고, 69년 5월 코치·아카데미에 입학했을때는 "공부를해서 자기식구들이나 가르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체육계일부의 비난을 듣기도했다. 그러나 조여사는 그 집념에 의해 세계 메달리스트의 어머니가 되는 영광, 그리고 코치수업의 전과정을 개근으로 수료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미혼의 여성들이 엄두도 내지못했던 분야를 모성애의 힘으로 도전하고 승리했던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경기지도자의 양성과 자질향상을위해 69년에 설립한 코치·아카데미는 지금까지 63명의 코치들을 배출했는데 조여사가 아직까지 홍일점. 오는 7월에 수료식을 갖는 3기생 97명중에는 이덕분(수도사대조교)·정봉순·이춘자(문산중학교사)양등 3명의 아가씨들이 끼여있어 곧 4명의 공인된 코치가 탄생되는 셈이다. 배드민턴부문의 이춘자양, 체조부문의 이덕분·정봉순양등 세명은 모두 경희대를 졸업한 선수출신들로 아카데미 수료후에는 직업 코치로서 후진양성에 공헌하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성코치의 활약이 펼쳐질 것이다. <장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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