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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홍수속에 개성찾는 프랑스 대학생의 차림과 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숙녀복이든 신사복이든 세계의 유행은 프랑스를 통해 흘러나온다. 파리의 거리엔 세계 곳곳에서 톱·모드의 비결을 배우러 몰려든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줄을 잇고 파리의 1급 디자이너들은 철따라 새 유행을 발표하고 있다. 보는 것, 듣는 것이 모두 세계 최신 모드뿐인 이곳의 대학생들은 어떻게 그들의 옷차림을 하며 멋을 내고 있는지. 파리에서 4년간 의상디자인공부를 마치고 최근에 귀국한 김희씨에게 들어본다.
김희씨는 불문학을 전공하다가(서울대 물리대 출신) 66년에 도불, 파리에서 에콜·게르·라빈(디자인학교)과 레·브롱(보석디자인학교)을 졸업했다.
프랑스의 대학생들이 미국이나 다른 여러 나라 대학생들과 다르게 보이는 첫째 이유는 아마 세련된 옷차림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옷을 선택할 때 우선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다. 어렸을 때부터 명화감상에서 시작된 색감의 훈련은 옷차림에도 나타난다. 그들은 무조건 유행을 따르는 일없이, 개성있게 젊음을 발산시키고 있다.
대학생들은 대부분 값싸고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기성복을 사 입는다.
최근 이들이 즐겨입는 옷은 외국의 민속의상들이다. 아프가니스탄제 조끼, 헝가리식 블라우스, 인도산 머플러등 먼나라, 그중에서도 햇볕이 많은 나라, 그리고 좀 후진국의 수공예품을 즐긴다. 김희씨는 이러한 경향은 프랑스에서는 신선한 햇볕을 맛 볼 수 없기 때문에, 또 현대물질문명에서 탈피하려는 태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때문에 무엇이든 사람의 손이 많이 간 것을 높이 평가하고 기계로 찍어낸 일률적인 물건을 피한다. 액세서리도 거칠고 투박스러워 자연에 가까운 것, 하나 하나가 독특한 모양을 가진 것을 즐겨찾는다.
히피의 차림새는 이곳 대학생들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꽃을 주제로 한 옷차림, 특히 액세서리들은 꽃 모양이 대부분이고 머리띠, 반지, 팔찌등도 꽃무늬가 든 것을 즐긴다. 그리고 밝고 화려한 색을 골라 즐겁게 일하고 쉴수 있는 디자인을 택한다.
넥타이를 매고 꼭 짜인 차림새를 했던 그들 아버지 세대와 같이 틀에 박힌 생활과는 대조적으로 남학생들은 넥타이를 매는 경우가 드물다. 그 대신에 밝은 색의 바지에 꽃무늬 샤스등 눈에 띄게 화려한 차림을 한다. 펜던트등 액세서리도 여대생 못지않게 많이하고 다닌다.
파리의 일류 디자이너들은 1년에 한두번 이들 젊은 층을 위한 기성복컬렉션을 가진다. 장소에따라, 젊게 입을 수 있는 이들의 옷은 움직이기 편하고 간편한 스타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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