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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해빙곡예 독·소 불가침 협상|내·외서 견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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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르·몽드지=본사특약]서독과 소련은 7월중에 상호불가침조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브란트수상의 특사 에곤·바르씨도 최근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독-소 예비회담에 관해 보고하고, 본과 모스크바사이의 불가침조약 체결을위한 회담이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야당인 기민당은 지난 3일 의회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격렬한 대정부 공격을 폈다. 7일의 북베스트팔리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브란트의 동구외교가 지극히 불안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셸외상은 자민당의 뒤셀도르프 지방의회 진출의 최소요건인 5%이상의 득표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하나의 외교적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었고 그것으로 당내우파를 견제하려는 속셈도 있었던 것 같다. 본측의 낙관론은 일부 서구제국에 불안을 주고있다. 특히 프랑스의 위구심은 현저하다. 브란트외교가 동서화해를 위한 프랑스의 외교를 무색하게 만들지않을까, 그리고 독·소 협정으로 서독이 소련의 유럽정책의 특권적인 파트너가 되지않을까 하는 것이 프랑스의 염려다. 그리고 브란트가 언제고 동독을 승인하면 서부베를린규약은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이 규약은 서부베를린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인데 프랑스는 이 규약의 당사국이라는 지위로서 유럽에 관한 모든 결정사항에 참가하고있어 영국이나 미국 못지않게 여기에 관심이 크다. 그러나 동-서구의 화해를 주장한 드골전대통령이래 화해란 프랑스 외교의 오랜 지론이기 때문에 독-소관계개선이 프랑스에 대해 과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로미코 소련외상의 파리방문도 화해·합의·협조를 노린 외교행각으로서 서구제국의 불안감을 무마하려는 것이었다.
서독과 소련이 접근하는데도 동독은 카셀회담때 보여 준 바와 같은 완강한 고집을 버리지 않고있다. 독-소 접근도 여기엔 아직 영향을 못 끼치는 것이다. 그리고 동독인의 생활개선과 양독간의 교신을 가능하게하는 협약을 동독과 맺지못하는한 브란트수상도 국민들에게 내세울만한 것이 없게된다. 이를위한 동독의 양보를 얻기위해서도 브란트는 크렘린과의 협상에 열심이다.
소련은 물론 여러 차례 울브리히트의 고집을 완화하려했다. 심지어는 동독주둔군을 감축하려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아직 서독의 유혹이 크렘린으로 하여금 동독 설득에 몰두하게 한 바는 없다. 베리아·말렌코프·흐루시초프 실각의 한 이유가 되었을만큼 대독접근은 어려운 문제다. 어쨌든 브란트수상은 모스크바·동독·바르샤바에 대한 외교공세를 폄으로써 인텔리겐차 외교라는 칭송을 듣고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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