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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은 암환자 활력 찾게 하는 힐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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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들은 암 치료 자체는 물론 그로 인한 외모 변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김나연 전문간호사의 강연 요지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 화장을 비롯한 외모 관리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살펴본다.

인간이 살아온 이래 외모에 대한 관심은 어느 시대나 뜨거웠던 것 같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 시대인 현대 사회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 한다. 아름다움은 단순히 외모를 관리하고 성형을 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예뻐지려고 하는 걸까. 예뻐지면 뭐가 달라지는 것일까.

 요즘 외모와 관련된 많은 연구 중에 외모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외모를 가꾸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자신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화장의 역사를 살펴봐도 화장과 자신감은 일맥상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 사람들은 화장을 신과의 교신을 위한 주술적인 의미와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 외모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암환자들은 암 치료 후 변화된 외모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암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는 탈모, 피부 건조, 피부색 변화, 체형 변화 등 같은 나이대의 일반 여성에 비해 2배 이상의 큰 외모 변화를 가져온다. 또한 이러한 외모 변화는 많은 스트레스를 발생시켜 신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도 제한되어 개인 스스로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 이는 나아가 우울증으로도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치료에 대한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암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암환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 변화로 암환자라는 사실이 타인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외모 변화를 숨기고 싶어하며, 그래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암 치료로 인해 생기는 외모 변화가 암환자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이를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외모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암환자의 외모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20년 전부터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국내 최초로 도입된 여성 암환우 외모 가꾸기 프로그램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필두로 전국 여성 암환우들에게 외모 가꾸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다.

 암과 싸우느라 고생했던 몸과 마음에 활력소를 주는 화장은 예전의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삶에 대한 희망을 주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멋지게 꾸민 모습으로 당당하게 사회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의 행복을 위해 긍정적이고 건강한 삶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것이라 믿는다. 웃으면서 살아가는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응원한다. 희망이 있어 아름다운 것이고 아름답기에 여전히 희망은 있는 것을 명심하고 오늘도 나를 가꾸는 소중한 시간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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