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기자 베트콩 사령관 회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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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놈펜 26일 UPI 동양】베트콩 사령관은 그의 말이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보도될 것이라 생각했는지 조심스런 말투로 『우리는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부정부패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다』는 그들의 선전 문귀를 뇌까렸다. 지난 23일 프놈펜 남쪽 49km 지점에서 베트콩에게 생포되어 8시간 동안 억류되었다가 풀려 나온 UPI 통신의 「로버트·C·밀러」 특파원과 「퓰리처」상을 받은 「사와다·교이찌」 사진 기자는 프놈펜 남쪽 「타케오」성에 있는 베트콩 본부에서 베트콩 사령관과 가진 회견을 이렇게 공개했다.
이들 두 UPI 기자는 23일 하오 1시35분 베트콩에 생포된 후 베트콩 본부로 끌려가 통역이 동석한 가운데 베트콩 사령관과 회견을 마친 후 공산군의 호위를 받는 가운데 풀려나 올 수 있었다. 베트콩 본부에는 석유 등불이 켜져 있었으며 딱딱한 나무 책상이 놓여져 있었다. 베트콩 사령관은 담배를 피워 물면서 『나는 당신들이 훌륭하게 써준다면 참 좋다. 하
지만 나쁘게 써준다면…』하고 어깨를 움츠려 웃으면서 말을 끝맺지 않았다.
그는 또 『캄보디아 노인들은 벽에 「시아누크」공의 사진을 걸어놓고 있으나 「론·놀」정부의 군대가 오면 이를 감추어버린다. 우리는 「시아누크」공의 정부가 회복되는 것을 도우려하고 있으며 「론·놀」정부의 부패를 일소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는 『지금 미국은 지지자를 갖지 못하고 있는 「론·놀」 정부를 떠 받쳐 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아누크」공이 권좌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눈을 한층 부릅뜨면서 『곧 복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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