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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만 골탕 "청특 어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만들어질 어선들이 26일 현재 관계 당국의 자금 영달 지연과 엔진 등 기재 공급이 늦어져 전국의 각 조선소에 선체만 완성된 채 가동을 못하고 5개월째 갯벌에 방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서해안의 조기 떼와 동해안의 꽁치 떼들이 펄펄뛰는 황금어기를 맞았어도 이른바 이 청특 어선이 제대로 건조되지 못해 어획고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부산】이 어선들은 작년 3월 정부가 한-일 어업 협정에 따른 어업 협력 자금 중 제4차연도분 5억8천여만원으로 연안 어선 2백40척과 어업 지도선 31척 등 모두 2백71척의 10∼20t급 어선을 건조키로 한 것으로 자재는 수협을 통해 공급한다고 했으나 선정한 실수요자로 하여금 자체 자금으로 어선 건조부터 착수시킨 것이었다. 본사의 지방 보도 망을 통한 종합 취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영세 어민들인 실수요자들은 이 자금이 2년 거치 6년 상환에 연리 9%의 싼 융자금이란 바람에 모두 자금이 영달되기 전에 사채까지 끌어들여 부산 목포 여수 군산 포항 인천 속초 등의 조선소에서 작년 말까지 선체건조를 모두 완료했으나 조달청과 수산청이 엔진·통신 시설·방향기 등 중요 내부 자재를 공급하지 않아 요즈음의 꽁치와 오징어 등의 황금어기를 놓쳐 실수요자들이 도산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더욱 건조 공사가 진행중인 철강제 어업 지도선은 철판 등 자재 값이 2배 이상 올라 아예 40% 공정에서 건조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작년 12월31일 이미 도착한 삼재를 5개월이나 늦은 지난 5일 수협을 통해 내주기 시작했는가 하면 지난 4월16일 도입된 선박 엔진도 도입 수수료 등 대금 청산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산의 제4 부두에 26일 현재 쌓아두는 등 늑장만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수산청은 융자금의 영달이 지연된 이유를 69년도 청구권·특별 어선 자금이 집행 중단 됐다가 69년 말에야 풀렸기 때문이라 말하고 재무부에서 곧 영달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각 지역별 조선소의 청구권 특별 자금으로 건조된 어선들의 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여수=전남의 도서 지구 어항에 어선 3척과 어업 지도선 7척을 배정 받았으나 완도군 등 5개 군은 건조를 포기한 실정이다.
▲부산=부산 지역 12척과 경남 지역 84척을 각 조선소 건조에 매달리고 있으나 부두엔 이들 배를 가동시킬 엔진 등 기재가 발이 묶여 있다.
▲목포=동력 개량 작업 1백46건 중 단 1건도 해결 못하고 70년도로 이월됐는가하면 SSB무전 시설도 15건 중 2건이 해결됐을 뿐.
▲포항=경북도는 23척을 배정 받아 작년 연말까지 선체 건조를 완료했으나 포항을 비롯, 구룡포·대포·양포·감포·강구 등 각 항구에 매달아 놓고 가동을 못해 오징어와 꽁치 어기를 모두 놓쳐버렸으며 1개월 안에 진수하지 않으면 선체의 나무가 썩어 선체마저 버려야할 실정이다.
▲군산=현재 24척의 어선이 선체만 건조되어 있으나 동력 개량용 엔진·무전기들이 공급되지 않아 성어기를 놓치고 갯벌에 방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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