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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사 하반기 IPO 줄잇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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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선데이토즈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10월 상장할 계획이다. 하나그린스팩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아이러브커피’로 유명한 파티게임즈도 우리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파티게임즈는 선데이토즈와 달리 직접 상장 방식을 택했다. ‘활’과 ‘회색도시’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최근 9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네시삼십삼분 역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박용후 네시삼십삼분 홍보담당 이사는 “직상장할지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독립개발사들이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IPO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매출을 늘리며 성장해온 게임 벤처들이 자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IPO에 적극적인 이유는 시장의 특성에 기인한다. 카카오톡이 게임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들 독립개발사는 성장의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반대로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됐다. PC 기반 게임에 주력하던 CJ E&M 넷마블 같은 대기업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 뛰어든 데다 소규모 독립개발사들도 게임 론칭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 및 마케팅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투자 여력이 없는 게임개발사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이 같은 시장 변화가 빠르게 진행돼 상장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최소 1년 반이 걸리는 직상장 대신 합병을 통한 상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라인·페이스북 같은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가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것도 독립개발사들의 IPO를 독려했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카카오톡을 통해 국내 시장을,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해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 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모바일 서비스와 달리 ‘돈 주고 이용하는 문화’가 정착한 것도 경쟁력이다. 2011년 설립된 파티게임즈의 경우 지난해 매출 250억원, 순이익 100억원 규모의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독립개발사들이 수익성을 주무기로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셈이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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