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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의 북폭재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일과 2일 미 항공지 1백20대는「레어드」미 국방장관의 북폭재개경고와 때를 같이하여 월맹의「쾅빈」성과「게안」성을 폭격했다고 한다. 이토록 대대적인 폭격은 68년 11월1일 전면 단폭이래 처음이라는데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북폭이 그 동안 중단되었던 북폭을 전면 재개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한 북폭을 재개하는 것인가, 또는 자위권에 입각한「방어적 반격」인가는 좀더 시간을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나 미국방성 대변인은 이번 폭격에 대해 그것이 정책변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종전에도 비무장 정찰기가 공격을 받을 경우 언제나 보복권을 유보해 왔었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아 이번 북폭은 우선「방어적 반격」의 성격을 띤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번과 같은 대대적인 북폭을 계속할 것인가는 좀더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어떤 형태든 북폭 재개는 불가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서는 무엇보다 월맹이 북폭중지를 악용하여 전쟁을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8개월전 미국이 북폭을 전면 중지함에 있어서는 공산측도 그에 상응해서 전투를 축소하고「파리」회담에 좀더 성의를 보일 것이 기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공산측은 전면 북폭 중지를 오히려 그들의「승리」운운하여 기만선전에 광분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전란을「라오스」와「캄보디아」로 확대시켜 「파리」협상에서는 추호의 타협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공식추계에 의하면 지난 3월중 공산측은『호지명「루트」』를 통해 4만5천대의「트럭」을 침투시켰고 이는 1968년 구정공세 당시의 1만8천대에 비해 현격히 증대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북폭은 비록 그것이 극히 제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전략전술상 또는 정치적으로 주는 의의는 큰 것이 있다고 하겠다.
이번 북폭은 언제나 사태여하에 따라서는 미국이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결의와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며, 그것이 동남아 국민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이 있다고 보겠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닉슨」대통령이 이른바「닉슨·독트린」을 게양한 이래, 일방적으로 월남전을 축소하던 미국정책에 대해「아시아」국민들이 품었던 회의를 어느 정도 불식하는 결과도 될 것이다.「캄보디아」에 대한 진격과 때를 같이하여 월맹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단행한 것은「파리」협상에서의 연합국측의 조건을 새로 형성하는데도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캄보디아」에 대한 진격과 북폭이 전략전술상, 또는 정치적으로 의의를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닉슨」행정부가 직면한 국내외의 정치정세, 또는 일부 여론의 반대를 생각하면 심상치 않은 면도 있다. 한국전쟁 때의 경우를 보더라도 미국내의 여론과 동맹국의 반응은 미국의 전쟁지도원칙을 흔들리게 했었고 그 효과를 달성하는데 지장을 초래했었다.
미국내의 반대는 동남아의 평화달성에 장애를 초래할 뿐 아니라 전쟁종결에도 장해가 되고 관계국민은 물론 연합군의 사기에도 지장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닉슨」대통령은 「캄보디아」진격과 때를 같이해서『이순간,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것은 우리의 힘이 아니요, 의지와 성격이다』라고 말했지만 전쟁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미국민의 협조와 지원은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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