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심각한 먼지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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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두달이상 계속되는 가뭄은 음료수 부족과 봄 농사등에 타격을 주는 이외에 새로이 먼지에 의한 공해를 일으키는 것이 지적되었다.
먼지공해는 확실히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에게 만 있는 공해의 한 형태로 규정할 수 있다.
시흥에서 안양으로 가는 도로의 확장공사장 부분에서는 바싹 마른 먼지가 차가 지날때마다 눈·코를 뜰 수 없이 일어나고, 이것이 바람을 타고 길가의 인가에 덮어 씌우고 있어서 그곳 주민들은 빨래·청소·장독등에 일반 매연, 분진의 낙하에서 오는 피해보다 심각한 장해를 받고 있다.
최근 우리팀이 조사한 바로는 서울 시내에서 먼지가 가장 많이 이는 곳은 서울역 부근으로 밝혀졌다.
여기서는 대지 1백평당 매일 5백㎏의 먼지가 내리고 있으며 가장 깨끗하다는 가회동·삼청동등 지역도 50㎏ 이상의 먼지가 내려 앉고 있고 평균으로 쳐서 약 4백㎏의 먼지가 일고 떨어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서울의 먼지는 최근에 이렇게 심각해진 것이다. 원인분석을 통해 먼지가 증가한 것은 교통량 폭주, 가뭄의 계속, 미포장지역의 확대를 들 수 있고, 주로 미포장지역의 주택가에서 먼지공해가 문제된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먼지공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먼지 속에 쌓인 각가지 병균이 무시될 수 없다는 것. 가래침을 통해 배설된 결핵균, 인분을 통해 나온 회충의 알등은 먼지에 쌓였다가 바람에 날려 퍼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EXPO70에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는 서울이 먼지공해에 시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우선 금명간 비가 내리면 심각한 먼지공해가 일단은 가라 앉겠지만 그보다 도시계획내용을 충실히 하여 먼지 발생원을 막는 시책을 서둘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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