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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농구 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마닐라통신>
【마닐라=노진호 특파원】청소년 축구 대회 주최로 축구 열로 어지간히 고조되고 있지만「필리핀」에서 국기라면 농구를 첫손으로 꼽는다.
평균 기온 섭씨 30도를 상회하는 「필리핀」의 농구 열은 한마디로 광적인 것으로 표현된다.
스피드와 투기를 즐기는 이곳 「필리핀」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농구와 복싱으로만 집중되어 코 흘리게 어린아이들 마저 농구 선수나 「복서」가 되는 것이 최대의 소망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 같이 농구가 인기 절정인 「필리핀」이고 보면 작년 12월 방콕에서 아시아의 정상을 한국에 빼앗기고 난 후의 허탈감이나 아시아의 정상에 다시 오르려는 집념은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아시아 남자 농구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에 단 5점 차이로 패하자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상상 이상이었다는 것이며 그 후부터 5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전국적으로 산재한 농구 「코트」에서는 「타도 신동파」를 내걸고 수만의 농구 선수가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다. 아시아 농구에선 여유 만만한 필리핀이 작년 아시아 대회 때 2개 중계 방송반을 「방콕」에 파견했으나 상승의 「필리핀」「게임」이 아닌 신동파의 대 활약이 「라디오」와「텔리비젼」에 크게 나와 신은 이곳에서 신비의 선수로 등장된 것.
현재 필리핀에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마닐라」시에 40여개, 전국에는 120여개의 「팀」이 각 체육관에서 농구 경기에 한창-.
연맹체로 보면 6개 「팀」의 「파나민」(PANAMlN)이, 최고 수준, 그밖에 「미카」(MICA) 등 4개 「리그」에 86개「팀」이 있으며 대학과 고교에서도 4개 「리그」에 가맹「팀」이 22개나 된다. 따라서 국가 대표 선수는 각 「리그」의 우승「팀」에서 선발되는데 67년 서울 대회 때 신동파를 철저히 봉쇄, 「필리핀」에 우승을 이끌어준 「오캄보」는 처음에 대학의 NCAA 「리그」에 있다가 후에 「미카」「리그」로 옮긴 선수. 최근 「필리핀」에는 오캄보 같은 선수가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으나 각 팀이 2명씩의 미국 선수를 「스카우트」하였는데 앞으로 이들이 「필리핀」국가 대표에 끼여 아시아 대회에 나오는 경우 한국으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필리핀 농구 협회는 특히 아시아 농구 연맹 명예 회장이자 현 여당 소속 국회 의원인 「파딜라」씨를 주축으로 한국 타도의 목표를 갖고 있는 왕년의 「스타」로 김영기의 「라이벌」이었던 「오캄보」를 대표 선수단 「코치」로 추대하고 있는 한편 대표 「팀」의 강력한 구성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어 한국 농구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하루 빨리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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