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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리는 가뭄에 봄 농사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국적으로 봄 가뭄이 계속되어 보리와 감자 등 봄 농사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1, 2월에 있었던 겨울가뭄은 2월중에 내린 비로 한때 풀렸으나 3월부터 다시 강우가 시원치 않은 반면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세차 건조상태가 한달반이나 계속되어 봄 농사에 가뭄이 들고 있다. 보리고장인 남쪽지방에서는 4월10일 현재 보리의 키가 평균 10㎝∼15㎝선에 머물러 평년 성장 초장의 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평년 초장은 25㎝안팎이다. 성장이 저해된 결과 가지치기와 이삭패기도 자연히 늦어져 4월 상순이던 수잉기가 올해는 중순 하반 또는 하순 상반으로 밀려나고 있다.
강수부족과 잦은 기온변동은 꽃에도 작용, 서울의 벚꽃은 아직 봉오리도 부풀어오르지 못하고 있어 평년의 4월19일∼23일의 만개철이 25일∼29일께로 밀려날 것이 예상되고 있으며 영동지방에서는 피었던 복숭아꽃이 열매맺기 전에 떨어지는 등 가뭄피해를 주고있다.
또한 가뭄으로 공기가 건조, 실효습도가 평균보다 20%나 모자라는 43%까지 내려가 산불이 많이 나고있다.
이와 같은 봄 농사의 각가지 타격은 1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고 2월에는 평년보다 많은 강수가 있었으나 3월과 4월의 강수가 극히 적은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 농촌지도소는 오는 20일의 보리출수기까지 지역에 따라 20㎜∼40㎜의 비가 없으면 보리농사와 봄 감자에 타격이 많겠다고 걱정하고있다.
14일 중앙관상대는 고기압의 세력에 덮여 가까운 시일 안에 충분한 비가 올 것 같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어서 지하수의 활용이 시급해지고 있다.
한편 봄 가뭄은 봄 농사뿐 아니라 도시식수에도 차차 물 부족현상을 빚기 시작하고있다.
▲서울=한달째 계속된 가뭄으로 서울시내 변두리 곳곳에 물 기근을 만나 물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서대문구 북가좌동·대조동·불광동·신촌 등지와 성북구 미아동·삼양동에는 7일∼15일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아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어 먹거나 급수차에 매달리는 실정이다.
또한 한강의 수위도 차차 내려가 노량진 수원지의 양수표고는 불과 50㎝를 기록하고 있고 보광동 수원지도 물이 달리는 실정.
서울시는 앞으로 20일간 계속 비가 오지 않으면 이들 수원지의 물이 메말라 현재의 1일 총생산량 80만t에서 3분의1 이상이 감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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