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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종합진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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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격적인 달의 과학적 조사 임무를 띄고 12일 케이프케디를 떠난 아폴로13호는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아폴로13호의 착륙지점은 프라마우로·크레이터. 중세기 이탈리아의 제도사 마우로의 이름을 딴 곳으로 『비의 바다』남쪽 남위 3도6분 서경17도5분에 위치한 산악지대다. 착륙하기는 까다로우나 11호 및 12호에서 마스터한 조종기술로 미루어 무사히 성공하리라고 본다.
먼저처럼 이번에도 바다에 착륙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 프라마우로는 지질학자들의 꿈의 장소일 뿐 아니라 대륙과 바다는 그 생성과정이 다르다.
달 내부에서 분출한 두꺼운 용암으로 덮여있을지도 모르는 수수께끼의 지대인 바다의 암석을 지구로 가져와 지질학자·천문학자로 하여금 태양계의 생성기원 및 우주의 진화과정을 풀게 할 것이다.
선장 제임즈·러블과 달착륙선 조종사 프레드·헤이즈가 모선의 존·스와이거트와 지상14·5k㎝에서 달착륙선(LM)을 타고 분리하는 것은 16일 상오 7시29분, LM이 두 바퀴 달 궤도를 선회하고 11시55분에 착륙하여 33시간17분간의 월면 생활이 시작된다.
이번 아폴로13호의 월면 활동의 특이한 점은 활동 반경이 넓고 러블·헤이즈 두 우주인이 로프로 크레이터를 등반하는 점이다.
12호 때는 4백m까지 였으나 13호의 활동반경은1km, 프라마우로·크레이터 우측에는 용암이 분출했던 틈모양의 선이었는데 이 선너머까지 밟을 예정이다. 이 선은 오랜 옛날 달 내부가 뜨거웠을 때 용암이 분출해서 생긴 것으로 추측, 옛 암석표본과 새것을 함께 채집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선너머에 콘·크레이터라고 불리는 수많은 대소크레이터가 있는데 집중적으로 운석이 낙하한 것으로 짐작되는 곳. 크레이터의 생성원인이 운석 때문인지 기타 원인이 있는지를 가려낼 목적으로 이곳에서 록·클라이밍한다.
귀환시는 종래에 태양 궤도에 버렸던 새턴5형 로키트의 3단계인 S4B를 폭풍의 바다(12호 착륙점에서 서방1백98km)에 떨어뜨려 인공 지진을 일으켜 12호가 설치한 지진계로 측정한다.
아폴로13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과학적 추정인데 이번의 기기와 그것들이 하는 일을 보면 다음과 같다. 아폴로13호가 달로 가져가는 관측꾸러미 알세프(월면실험장치) 속엔 5가지의 기기가 들어있는데 월진계, 이온검출기, 달먼지수집기, 열이동탐색기, 태양전하입자측정기가 바로 그것.
이중 열이동탐색기(HFE)와 태양전하입자측정기(CPLEE)는 지구상에서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는 새로운 기기들로 이번 아폴로13호의 특별임무를 완수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HFE는 달 표면 이하의 온도를 측정하고 어떤 종류의 열이 달의 중심부에서 표면으로 전달되는가를 알아내는 장치다. 지구내부는 암괴에 있는 방사성물질의 붕괴가 강한 열의 흐름을 유발시키고 있는데 달의 구조 역시 지구와 비슷하므로 같은 종류의 열흐름이 있으리라고 여겨지고 있어 이런 실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 실험을 위해 우주인은 2·5㎝ 직경에 3m깊이의 구멍을 2개나 팔 것이며 여기에 특별히 고안해낸 1m14㎝길이의 열탐침을 넣어 측정한다. 열탐침은 깊이에 따라 각각 다른 온도를 캐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특별 기기. 다른 깊이에 따라 얻어지는 온도로서 열의 증가율이나 전도율을 알 수 있으며 달 중심부가 지구처럼 용암상태의 물질로 되어있다는 추측도 증명할 것 같다. 한편 두 번째 구멍을 팔 때는 파낸 물질을 그대로 보전하여 지구로 가져오도록 설계되어있어 12호 때처럼 달표면 암석을 플라스틱·백에 넣어 오는 것 이외 내부물질을 가져오도록 되어있다.
또 하나의 특별고안물 CPLEE는 태양의 태양풍이 발사하는 입자 등이 대기 같은 방해물이 없는 달 표면에 직사되는 걸 잡는 기기. 2개의 관측기로 이뤄지고 있는데 하나는 수직으로 설치하고 하나는 60도의 각도로 설치해서 태양풍에서 날아오는 물질들의 분산상태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체크한다.
그의 달의 지진과 달의 대기 등을 알아내는 월진계, 이온검출기, 달먼지 수집기 등 5섯가지 기계는 우주인들이 조작, 설치한 핵 동력으로 가동되는 중앙관제소에 연결되어서 작용된다. 이들 기기들이 모아온 정보와 물질들은 지구로 귀환한 뒤 앞으로 1년 이상의 연구검토를 받게 될 것이다.
한편 아폴로13 우주인들이 하는 일 중 특이한 건 달 표면을 적당히 파내고서 윗변이 달표면과 같도록 놓은 진공상자를 열어 젖힌 후 있을지도 모를 개스를 담아서 가져오는 일과 물 마시기 시험이다.
아폴로11호는 월면활동을 2시간30분밖에 하지 않아 몰랐지만 아폴로12의 4시간 월면활동에서 우주인들은 갈증을 느꼈다. 그래서 물총원리를 적용한 물주머니(15×20㎝)를 턱밑에 달고서 입으로 눌러 마시도록 되어 있으며 입을 때면 자동적으로 닫히도록 고안된 물주머니를 러블과 스와이거트는 한 개씩 달고 총8시간 10분간의 월면 활동을 한다. 〔김현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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