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피나 뉴욕’ 대표 2인을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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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피나 뉴욕 공동 창업자인 비토리아 아사프(왼쪽)와 파비오 그라나토가 국내 1호점인 서울 합정점을 찾았다.

 레이디 가가·패리스 힐튼·보노·폴 메카트니…. 이들은 세계적인 뮤지션이라는 점 외에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탤리언 레스토랑 ‘세라피나 뉴욕’의 단골 손님이라는 것. 이처럼 해외 거물급 스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라피나 뉴욕이 국내 상륙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대형쇼핑몰 ‘메세나폴리스’ 2층에 문을 열고 가족 및 연인 등 고객들을 끌어 모으며 힘차게 출항했다. 서울 그랜드 오픈을 위해방한한 비토리아 아사프, 파비오 그라나토 공동 대표를 만나 그들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20대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30대 초반 뉴욕에서 일하며 우연히 알게 됐다. 각각 건축업과 외식업에 종사했으니 인테리어와 음식 전문가가 만난 셈이다. 활발한 성격 덕분에 급속히 친해진 이들은 1994년 어느날, 휴식차 각자 애인과 함께 커플 여행을 떠났다. 뉴욕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몰아치면서 스카이다이빙 대신 요트를 타고 스릴을 만끽하려 했다. 하지만 폭풍우를 만난 이들은 결국 요트를 탄 채 조난을 당했다. 오후 5시경이었다. 여름이 가고 있는 시점이라 바닷물이 제법 찼다. 파도도 휘몰아쳤다. 지나가는 배가 한 대도 없었다. 소리를 질러도 돌아오는 건 바람소리 뿐이었다. 어쩌면 살아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9시. 배는 고픈데 무서웠다. 음식 이야기를 하며 힘을 내기로 했다. 어릴적 집에서 먹던 따끈한 피자와 파스타 생각이 간절했다. “우리가 무사히 구조되면 음식을 나눠주는 행복한 레스토랑을 짓자고 다짐했죠.”(파비오 그라나토)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을까. 밤 12시가 다 될 무렵 헬리콥터가 이들을 찾아냈다. 구조된 이들은 결국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을 만들기로 한 약속을 지켰다. 무서울 때 힘이 돼 준 피자와 파스타를 메인요리로 정했다. 천사 날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세라피나’를 이름에 넣었다. 매장 내부에 천사 날개가 그려진 이유다.

전 세계 어느 매장 가더라도 메뉴·맛 같아

1 버섯으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 알 포르치니(2만9000원). 2 에스프레소와 마스카포네 치즈가 어우러진 디저트 ‘티라미스’(1만2000원).

 비토리오 아사프 대표는 세라피나 뉴욕 창업 전부터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외식업 베테랑이다. 할머니 영향 때문이다.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마다 시인·화가 등 예술가들을 집으로 초대해 따끈한 이탤리언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 비토리오 대표는 “4살 무렵 주방을 드나들며 음식 만드는 할머니를 옆에서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스무살 되던 해에 요리 40인분을 혼자서 다 만들 만큼 실력이 쌓여갔다. 피자와 파스타는 눈 감고도 뚝딱 만들 정도였다. 그렇게 만들어온 이탤리언 정통 가정식 요리를 세라피나 뉴욕에서 맛볼 수 있다.

 그만큼 그는 ‘정통’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굳이 한국인 입맛에 요리를 맞추려는 현지화 전략 대신, 정통 이탤리언 요리를 고집하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세라피나 뉴욕이 뻗어나간 각국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메뉴와 맛은 동일하다. 매장 수를 한꺼번에 많이 늘리려는 전략은 펴지 않는다.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본고장인 미국 뉴욕(11개점)을 중심으로 인도 뭄바이,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 등지와 한국 1호점까지 전 세계 17개점을 오픈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이탤리언 정통 요리를 표방하는 여느 레스토랑이 따라올 수 없는 세라피나 뉴욕만의 강점도 갖췄다. 바로 ‘분위기’다. 파비오 대표는 “한국에도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곳이 많지만 세라피나 뉴욕은 ‘서울 속 작은 이탈리아’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매장 곳곳에는 이탈리아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탈리아 노래가 흘러 나오고, 벽과 수제화덕에 그려진 그림은 실제 이탈리아화가가 내한해 손수 완성했다.

레이디 가가와 패리스 힐튼의 단골 가게

 18년 된 뉴욕 현지매장의 단골손님 중엔 유독 유명인사가 많다. 레이디 가가와 패리스 힐튼 등 톱스타 단골만 무려 120명. 연예인이 와도 일반인과 똑같이 대하는 문화가 이들을 편하게 끌어 모으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레스토랑’을 모토로, 누구나 내 집처럼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언제나 일관된 음식 맛도 톱스타들이 실망하지 않고 매장을 꾸준히 찾아오는 이유다. 그들의 인맥을 타고 온 톱스타들도 결국 단골이 된다는 것. 그들을 매료시킨 맛의 비결 중 하나는 이탈리아산 수제화덕이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이탈리아 피자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피자가 20여 종. 여기에 밀가루와 정제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등 이탈리아산 식재료를 활용해 파스타를 만든다. 이탈리아 가정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과 식감을 살려내기 위해서다. 파비오 대표는 “가족·연인 단위 고객을 이끌 수 있는 서울 합정 1호점을 시작으로 연내 2개 매장을 서울 강남에 선보여 한국인들이 정통 이탈리아 가정식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3 이탈리아산 수제화덕에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피자를 만든다. 4 마르게리따(1만6000원).

‘세라피나 뉴욕’ 서울 합정점

이탈리아 북부의 전통 피자 맛을 선보이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화덕에서 피자를 굽는다. 요리에 사용하는 밀가루와 정제수도 이탈리아산을 사용한다. 캐주얼한 인테리어는 뉴욕 본점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면서 이탈리아의 최신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통 490 메세나폴리스몰 201호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연중무휴)
문의 - 02-3443-1123, www.serafina.asia/hapjeong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김수정" 기자, 세라피나 뉴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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