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43)초연을 누비는 젖줄, 메콩강은 흐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메콩」강 나는 그것을 너의 나라에서 보았다.』
처음에는 1960년이 며칠 남지 않았을 때 태국의「방콕」에서 기차를 타고 북상,「농타이」라는 데서 나룻배로「메콩」강을 건너「라오스」의 수부「비엔티엔」에 들어간 것을 시초로 그후 몇번 비행기와 나룻배로 이 강을 건너 다녔다.
다음은 1964년「캄보디아」아의 수부「프놈펜」에서「앙코르와트」의 유적이 있는「시엠레아프」까지 자전거로 이 강과 만났다 헤어졌다 하면서 여행한 때였다.
그리고 몇번 월남을 방문 했을때「메콩·델타」(삼각주)를「헬리콥터」에서 내려다 보았다. 지금「사이공」동쪽 대안「봉타우」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군병원부대는 처음 그 주둔지를 구할 때「메콩·델타」의 도시「미토」가 후보지로 올라 관계자들의 진지정찰까지 한바 있었다.

<외국사람들이 붙인 이름>
「메콩」강은 그 물줄기가「히말라야」북쭉 해발 5천여m의「티베트」고원에서 물이 솟아 졸졸 흐르는데서 발견된다.「티베트」인들은 이 강을「자추」(바윗돌 사이의 물)라고 부른다. 그것은 중국 운남성의 계곡을 흘러「탄창쟝」(탄창강)에 이어서 1700㎞를 지나「라오스」와「버마」의 국경에 이르러 동남「아시아」의 인도지나반도를 종단한다.
「버마」국경의「메콩」강은 중공이 대진을 장악할 때 철수하지 못한 국부군이 남아서 아직도 정보활동의 근거지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라오스」와 태국의 사람들은 이 강을「네남콩」이라고 부른다.
『어머니강 콩』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메콩」이라는 이름은 서양사람들이「네남콩」을 줄여서 부르기 시작한데 유래한다.「메콩」강은 상당한 부분「라오스」와 태국의 국경을 이룬다.

<우기엔 물 안빠져 역류도>
「캄보디아」에 이르면서 이 강은「폰레·톰」(큰강)이라고 불리게 되며 하나의 기현상을 보인다. 6월에서 11월에 이르는 우기동안 이 강은 막대한 양의 물을 바다까지 몰고 가지를 못해서「캄보디아」내륙의「폰레·삽」(큰 호수)으로 역류하는 것이다. 평시엔 2m깊이에 500평방㎞ 정도밖에 안되는「폰레·톰」이 우기가 되면 15배나 넓어지고 l5m수심에 거대한 수목이 모두 잠겨 버린다.
나뭇가지 위에서 고기를 잡는다는 것이 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물속에 기둥을 박아서 지은 집에서 큰길까지 왕래하려면 물속으로 걸어 다닌다. 사람과 물소가 문자그대로 물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우기가 지나고 수신제가 있은 다음에「폰레·톰」은 다시 바다를 향해서 흘러간다.
월남의 국경에 들어서면「메콩」은 여러갈래로 갈라져 남지나에 이르러서는 소위「메콩·델타」를 형성한다. 아홉개의 지류가 있다고 해서「메콩」강을「쿠롱쟝」(구룡강)이라고 부른다.

<수량 세계10위·길이11위>
전장 4천2백㎞의「메콩」은 길이로 보아서 세계에서 제11위, 바다에 갖다 쏟아놓는 물의 양으로 보아서 제10위를 차지한다.
자고로 물은 천연의 장애물이 되는 동시에 인간이 그것을 건너는 지혜와 모험심만을 가지면 오히려 훌륭한 교통로가 된다. 지중해 주변의 도시의 발전이 그렇고「아프리카」의 탐험사가 그렇다.
「메콩」은 자연의 국경선을 이루고 있는 반면에 수목이 밀생한「정글」보다 쉽게 왕래할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매콩」유역의 민족들은 역사상 사이좋게 지낸 일이 별로 없다.「티베트」, 중국, 「버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월남의 각 민족들은 항상 정복하고 정복당하고, 흥망이 무상했으며 지금도 그들 사이의 관계는 경계와 질시와 멸시가 기조를 이루고 있다.

<수10억불들여 개발계획>
더구나 제2차 대전이후 이곳에서는 평화를 얻기가 힘들었으며「메콩」이 정말로 분노하면 미-소-중공등 강대국들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말라야」반도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의 15억의 사람들 운명까지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메콩」은 인류평화에 일부의 희망을 주기도 한다.「메콩」개발계획이 그것이다.
1954년「유엔」의 추진으로「캄보디아」,「라오스」, 태국, 자유월남등 4개국이「메콩」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동발전의 길을 내디딘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24개 외국의 원수들이 지원의 뜻을 표명했으며 61년까지 기본적인 조사를 끝냈고 현재 조사와 계획과 공사가 18개국의 기술자들의 손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역인구 2천8백만명>
여기에는 금후 20여년에 걸쳐서 수십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이와같은 규모의 기업적 개발계획은 세계에 그 유례가 없다. 월남의 전쟁,「라오스」의 공산당 침략, 캄보디아」의 정변, 태국 동북부의 공산「게릴라」위협등 국내 문제들과는 별도로「메콩」의 본·지류등 수십개소에는「댐」이 쌓이고, 발전소가 건설되고 강이「코오스」를 바꾸고, 농토가 호수로 변하는등 약 2천8백만의 사람들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메콩」은 그 유역에 사는 수천만인간들에게 젖줄이 되는 어머니 강임에 틀림없다. 그 물을 마시고 그 물에 몸을 씻고 그 물이 적셔주는 땅에서 생긴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 온갖 희열과 고뇌를 담고「메콩」은 오늘도 유유히 흐른다.【글 사이공=이규현 편집국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