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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벌 증시 '형보다 아우가 낫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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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코스피<코스닥, 상하이<차스닥, 다우존스<나스닥’.< p>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이 요즘 글로벌 증시에선 잘 안 맞는다. 오히려 형을 뛰어넘는 동생의 성적표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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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증시도 그렇다. 6월 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출렁거렸던 국내 증시의 회복 속도는 차이가 있다. 코스피 지수가 6월 25일 이후 5%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10% 넘게 올랐다. 기간을 넓히면 성적은 더 벌어진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7.4% 떨어졌지만 코스닥은 두 자릿수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를 좌우하는 대형주들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뱅가드의 한국물 청산 여파로 상승이 제한된 반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같은 코스닥 기업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승의 주동력은 외국인과 기관들의 시각 변화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닥에서 각각 1조1669억원, 637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6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를 했다. GS홈쇼핑·셀트리온·서울반도체의 경우 1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9조41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국투자증권 장기상 연구원은 “시총 1000억원 미만 코스닥 기업은 쳐다도 안 보던 외국인과 기업들이 올 들어서는 이런 중소형주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주도주 없이 박스권에 갇혀 코스피가 고전하는 사이 개별 장세 성격이 강한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형을 능가하는 아우로는 중국의 차스닥이 단연 으뜸이다. 2009년 10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창설한 차스닥(창업판·創業板)은 총 355개사가 등록돼 있다. 시가총액은 239억 위안(약 4조3628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한 기술주들이 많다. 차스닥은 지난 6일 1211까지 올라 2010년 12월 기록한 장중 최고치(1239)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2007년 6000을 넘은 상하이종합지수는 2000대를 간신히 유지하는 정도다. 올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는 10% 이상 하락했지만 차스닥은 68% 급등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차스닥의 강세에 대해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많은 데다 이들 회사가 국유대형 기업들이 직면한 공급과잉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대형 국영기업들은 설비과잉에다 중국 정부의 개혁 압박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나스닥이 다우존스 지수를 앞지르고 있다. 6월 말 이후 나스닥은 10%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다우지수의 수익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전기차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테슬라모터스 주가가 급등했고,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페이스북은 하루에 주가가 29% 뛰기도 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G2(주요 2개국)발 악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중소형주와 기술주 비중이 큰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창희·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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