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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대졸 취업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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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백50만명이 50만개의 일자리를 다툰다."

고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에서 대학 졸업자들이 바늘구멍 같은 취업 기회를 잡느라 난리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해 1월부터 기업이나 각종 사업단위에서 취업기관에 신고한 일자리는 50만7천개에 불과한데 구직 의사를 밝힌 대졸자는 1백50만1천여명에 이른다"며 고학력 실업 사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졸자 취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대학문을 나선 1백45만명 중 34만명이 '실업자 군단'에 합류했다.

직장을 바꾸려는 사람까지 합치면 6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여기에다 올 여름엔 지난해보다 46% 늘어난 2백12만명이 새로 취업전선에 뛰어든다.

반면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졸자 취업률이 보통 80%대였던 중국 사회로선 가히 비상사태라 할 만하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은 필사적이다. 광저우(廣州)경마장에서 지난주 2백여개 기업이 참가한 취업 설명회엔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이 몰렸다. 이들이 취업원서를 받으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급기야 무장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기업들이 제시하는 초임도 광둥(廣東)성의 경우 생산직과 비슷한 월 1천위안(元.약 14만5천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취업률이 40%대 수준에 그치는 지방대학 출신들은 그나마도 없어서 안달이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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