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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환경정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따사로운 봄의 입김이 추녀끝에서 안방구석구석에 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3월-. 요즘의 이상기온이 풀리면 주부들의 일손은「봄맞이 단장」에 바빠진다. 창문의 문풍지도 뜯어야하고 겨울동안 창틈에 쌓였던 먼지도 털어 내야한다. 집안청소에서부터 칠이 벗겨진 곳의 도색, 물받이 보수, 화단정리에 이르기까지 손질할 곳은 숱하다.
각종 붕괴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위험 축대와 건물의 점검을 관할 동사무소에 신고,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겨울철 눈이 내렸을 때 미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골목에 마구 뿌렸던 연탄잿더미는 쓸어모아 청소차편에 수거토록하는등 봄맞이 단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웃과의 알뜰한 협조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해왔으나 번번이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던 [봄맞이 환경정비]를 3월 한달동안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엑스포70]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깨끗한 서울의 [이미지]를 외국관광객들에게 심어야 할 시기를 맞았으나 시내 곳곳은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다.
골목마다 쓰레기 무성이고 심지어 공공시설물 조차 도색·파손부분 보수·조명등 보수등 손질할 곳이 많다. 조명등이 부서진 남대문지하도·입체교차로와 3·1 고가도로의 난간·꾸부러진 가도 [레일]누더기 처럼 되어 있는 시내 [버스]정류장, 차량대등은 철저한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아스팔트]는 군데군데 헤어졌고 시내 6천7백37개 가로등의 80%가 수명이 넘어 평균조도 8∼15 [룩스]에 미달상태이고 그중 20%는 고장이 나있다.
서울시는 밝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불량간판·교통표지판 정비와「맨홀」·하수도등의 보수등을 서두르고 있다.
시 당국은 봄맞이 계획의 하나로 불결지구와 전염병오염지구의 소독을 실시토록 했으나 이것도 말로만 그치고 있다.
성북구 상계동의 경우 소독약만 배부했을 뿐 사후 감독등을 하지 않아 소독을 하고 있는 공동 우물은 거의 없다.
시민들은 올해 봄맞이 계획이 공중변소만이라도 깨끗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내 청소가 시민들의 협조없이는 1백%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명동의 경우 청소부들이 고정 배치되어 주야작업을 하고 있으나 수거후 1시간도 못되어 거리에 담배꽁초와 휴지·가래침등이 너저분하게 깔리고 만다.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청소를 일제히 하지만 새벽 7시쯤엔 가게 앞마다 연탄재가 쌓이기 일쑤다.
이러한 실정 아래서는 청소부가 3배로 증원되어도 말끔한 거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시당국은 시민의 협조만을 바라고 있다.
서울시는 올들어 연탄재등의 불법투기를 삼가 줄것을 계몽해 왔으나 3천55건이 적발되었고 4백49건이 고발되었다.
이와반면 변두리 시민들의 대부분은 1주일이 넘어도 청소차가 오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성북구 삼양동 고지대 주민들은 쓰레기 처리를 못해 개천에 버린다면서 보다 평준화된 알뜰한 시정을 요망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의 청소관념개선도 중하지만 시당국의 성실성이 더 요망된다고 말하고 있다.
구청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무엇보다 세금을 잘 받아들이고 청소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시정상식.
이러한 기본업무를 앞장서 실시해야 할 구청장들이 지난 2월의 일제 청소기간때 서대문구, 마포구등 일부 신참 구청장을 제외하고는 새벽 청소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서울시는 봄맞이 계획기간에 식품업소 봄맞이 환경정비계획도 아울러 세웠다.
옥내외 청소, 옥외도색, 입간판정비, [홀]·주방 보수, 변소등 부대시설 개수와 청결, 그리고 쥐잡기 및 우량식품제공을 지시했다. 각 가정에서 봄맞이 환경정비에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위험축대조사와 건물의 지반점검이다. 추운 겨울동안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축대의 붕괴우려가 있으며 기둥뿌리의 지반이 내려 앉거나 담장에 금이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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