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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보봐르」여사의 고발저서『노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장·폴·사르트르」와 함께「프랑스」실존주의 문학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시몬·드·보봐르」여사가 23일 6백2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에세이」『노년』(LaVieillesse)을「갈리마르」사서 출판했다. 회고록과『제2의 성』『실패한 여인』『아름다운 영상』으로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진「사르트르」의 반려「보봐르」여사는 이번에『노년』으로 노년층에 너무나 냉대하는 서구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노년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음모를 깨뜨리기 위해』이 책을 낸다고 밝히고 있다. 『노년』은 여성을 생물학·인류학·역사학·사회학 및 철학적인 다각도에서 다루고 있는데 특히 철학적인「어프로치」가 이책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1949년의 그의『제2의 성』을 하나의 여성으로서의「보봐르」가 썼다면 이번의『노년』은 60노인이 된 노파로서의「보봐르」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엔 65세이상의 노인만도 6백30만명이 있고, 여든이상의 노인만도 1백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이들의 대부분은 가난과 고독과 질병과 절망에 싸여있다. 이러한 커다란 사회 문제에 대해 현대사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누구나「늙음」은 하나의 수치로 생각하고「늙음」에 대한 얘기조차도 하기 꺼리고, 누구나 닥칠「늙음」이란 어두운 그림자를 외면하고 부정하려 하고 있다.『나는 독자들에게 경청을 요구한다. 나는 현대노인들의 생활상태와 그들의 생각이 어떠한지의 진실을 말할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파리=장덕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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