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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배구조 강화 노린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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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태원 회장이 ㈜워커힐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SK㈜(옛 유공) 주식을 산 것은 그룹 소유체제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SK㈜는 그룹의 지주회사다. SK그룹은 SK㈜를 정점으로 하고, 여기에 SK글로벌.SK텔레콤.SKC.SK케미칼 등 4개 계열사가 보조해 그룹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무제표상에 드러난 주식 소유구조를 보면 SK㈜는 SK글로벌.SK텔레콤.SKC 등 핵심 계열사뿐 아니라 SK해운.SK전력.SK제약 등 10여 계열사의 대주주다. 즉 SK㈜는 SK글로벌 주식을 39%, SK텔레콤 27%, SKC 4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런 안정적 소유관계를 바탕으로 SK글로벌은 SK텔레콤.증권.워커힐.SK C&C(옛 대한텔레콤) 등 10여개, SK텔레콤은 SKC&C와 SK캐피탈 등 10여개, SKC는 SK글로벌.케미칼.생명 등 약 10개 계열사를 대주주로서 거느리고 있다.

SK㈜만 제대로 갖고 있으면 매출액 50조원, 계열사 62개사(2002년 4월 기준)의 거대 기업인 SK그룹을 거느릴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崔회장 입장에선 SK㈜를 여하히 뺏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崔회장은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사후에도 SK㈜ 주식은 거의 상속받지 못했다.

고(故) 崔회장이 SK㈜ 주식을 거의 안갖고 있어(지분율 0.06%) 받을 게 없어서다.

실제로 崔회장은 지난해 워커힐 주식을 팔아 SK㈜ 주식을 사던 4월 초까지만 해도 0.11%의 지분밖에 없었다.

이때 崔회장은 워커힐 주식 3백80여만주를 SK C&C 등 계열사에 매각해 받은 1천5백여억원으로 SK㈜ 주식 5%(6백여만주)를 사들여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현재 지분율은 5.2%다.

또 2대주주는 崔회장이 70%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 C&C로 SK㈜ 주식 3.5%를 갖고 있다.

김영욱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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