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속의 격차|가중된 농촌개발

중앙일보

입력

보사부 사회보장 심의위원회는 농촌지역 사회간에 개발의 격차가 극심하고 이 격차는 차츰 확대되어 인구의 도시집중, 부의편재로 나타나 균등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 이 시정책을 세우도록 보사부에 건의했다. <사회보장심의위 조사에서>
이 위원회가 69년 8월부터 12월까지 사이에 대학교수와 연구진을 동원, 농촌지역 사회를 교육·소득·의식 (의식구조) 등 다각도로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고 개발부락과 최저 개발부락사이에는 소득의 격차뿐 아니라 문화면, 의식구조면에서 모두 심한격차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 조사로는 우리나라에서 농촌사회중 가장 개발된 마을은 평야부에서는 전남함평군학교면 사거리와 전북 익산군용안면난포리, 해안지대서는 통영군 광도면 노산리, 울진군 근남면 산포1리, 산간지대서는 하동군 악양면 봉대리, 단양군 대강면 두유리, 도시 주변지대서는 대덕군 유성면 구성리, 광주군 동부면 망월1리로 나타났다. 이 8개의 마을과 비교할때 최저 개발 부락과의 격차는 생활전반에 걸쳐 현저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교육수준의 경우 평야지대 최고 개발부락에서는 고졸·대졸의 구성비율이 18%인데 평야지대 최저 개발부락은 13%이나 산간지대 최고 부락은 7%, 최저 개발부락은 단 2%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도시주변은 최고 개발부락이 16%, 최저 개발부락이 9%로써 산간지대의 최고 개발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주민의식구조는 평야지대 최고 개발부락의 경우는『자기고장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가 33%인데, 산간지대의 마을은『연구하고 개선한다』는 의견이 50·9%로 높아 환경을 이기려는 뜻을 나타냈으나, 도시 주변에서는 39·9%로 낮아 생활에 약간의 여유가 있으면 연구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을 보였다.
또한 점치는 것, 사주 보는것 등의 재래풍습에 대한 의식구조는 평야지대가 25·7%가 찬성이고 14·6%가 무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최저 개발부락도 같은 비율을 보여 가난한 사람은 쓸데 없는데 돈을 써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좀더 현실적인 생활지도와 계몽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됐다.
생산활동 면에서는 평야지대의 최고 개발부락은 20가마이하 소득의 농가가 25%, 최저 개발지역은 58%나 되고 해안지대의 최고 부락은 77%, 최저 부락은 92%, 산간지대는 최고 67%, 최저 85%로 나타나 해안지대서는 농어를 통해 농산물 소득이 산간보다 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대별 영농비 지출은 평야의 최고 부락은 연간 1만5천원이상이 40%, 도시주변은 39%, 산간지대서는 21%이고 농약은 3천원어치이상 농가가 평야지대에서는 50%로 아직도 밭농사에 대한 농약사용은 일반화하지 못했다.
일반영농비 지출은 연간 5천원이상의 농가가 평야지대서는 60%, 산간지대는 5%로 30% 이상이 겨우 연간 2천원꼴의 현금지출을 하고 있다.
소비지출 구조의 경우 음식물비 지출비율은 67년의 50.2%에서 68년에는 47.4%로 줄어 들고 주거비는 4.1%에서 4.9%로 늘고 피복비는 8.7%에서 9%로 늘어 잘먹지는 못해도 잘 입어야 한다는 생각이 농민에게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5천원이상의 식품비를 지출하는 농가는 평야지대 53%, 도시주변은 36%, 산간지역은 15%, 해안지대는 25%이다.
1만원이하의 피복비 지출농가는 도시주변 54%, 산간지대 46%, 해안지대 50%이다.
지대별 부채구조를 보면『다소의 빚이 있다』는 농가는 평야지대 46%, 도시주변 30%, 산간지대 62%, 해안지대 70%로 나타났다.
차용처별로 보면 사채가 평야지대서는 80%, 농협 12%, 은행융자 6%의 구성이며 산간지대는 사채 88%, 농협 36%, 해안지대는 사채 87%, 농협 17%로 어디서나 농협은 농민의 벗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보장심의회는 이같은 농촌지역의 격차가 밝혀짐에 따라 이 시정책으로 ①농촌지역 사회의 인구조절을 보다 강화하여 과잉 인구를 막는 한편 ②노동력의 농촌이탈을 막아 농산물 생산가격을 최저율로 유지하고 ③낡은 인습과 미신을 타파하여 불필요한 지출, 소비를 억제하고 ④영농규모 영세성의 탈피 ⑤농가부업의 장려 ⑥농촌공업의 육성, 농촌지도 조직의 일원화를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