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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요 공장규모|요원한 국제단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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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부분 국제단위에 훨씬 미달돼 있는 국내공산품 생산공장의 규모문제가 다시 논란되고 있다.
상공부가 최근 조사한 분야중에서 단위공장별로 보면 어떤 것은 국제 단위이상이다. 예컨대 비료의 평균 시설규모가 연 15만t으로 국제적정단위의 절반밖에 안되지만 33만t짜리 (한비)가 있고「시멘트」는 최대 연산 1백70만t (쌍룡),「아크릴」은 일산 32.5t(한일합섬)으로 단일공장으로서는 모두 국제규모를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공장들이 모두 국제규모에 엄청나게 미달함으로써 결국 일부공장의 국제단위화효과를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단위에 미달돼 있는 업종은 상공부가 국제단위화 연차계획 대상으로 선정한 9개이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자동차공업과 판유리가 그렇고 PVC 또한 예의가 아니며 합성수지가공분야는 최대 연 1만2천인데서 최소 30t에 이르는 1백60여개 대소공장이 난립해 있다.
규모가 이처럼 영세하게된 원인은 무엇보다도 무원칙하고 방만한 외자도입정책에서 찾아야 한다. 국제단위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수입대체산업 혹은 수출산업이란 명목으로 공장건설에 필요한 외자도입을 허가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와 같은 외자도입인가가 같은 업종에서 남발됨에 따라 영세공장이 난립해 있는 사태를 빚어낸 것이다.
단위공장의 시설규모가 국제단위에 미달할 경우의 폐해는 일반적으로 생산제품의 원가고를 가져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율의 조세구조 및 전근대적인 유통구조와 더불어 소비자에게 국제가격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상품가격을 강요하는 주요원인이 되고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측면에서는 수많은 부실기업을 출현케 하여 이미 30개업체가 정비당하고 앞으로 또 정비될 운명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공부는 조사된 9개품목 생산공장의 국제단위화 계획을 마련하고 경제기획원은 또 앞으로 외자도입은 신규사업보다는 기존공장의 국제단위화를 위한 시설확장에 우선할 방침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상공부당국의 연차계획이 종료되는 71년말까지도 면방과 소모방이외에 추가로 평균 시설규모면에서 국제단위화가 실현될 품목은 「시멘트」와 「아크릴」섬유 뿐으로서 전체적으로는 요원한 실정이다. 기획원당국의 외자도입정책도 어느정도 개선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특히 국제단위라는 것이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확대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정부는 이 기회에 제조업을 총망라한 종합적인 국제단위화계획을 마련하고 제시책을 이 계획에 맞춰 집행하는 용단을 내려야 할것 같다. <변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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