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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통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4백80만 인구가 1년에 4백16억 원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는 서울특별시는 조국근대화 과정에서 해를 달리할 때마다 모습과 내용이 달라져 가고 있다.
김현옥 시장은 새해마다 많은 공약을 내걸고 서울의 모습과 내용을 바꾸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공약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 너무나 많다. 60년대 마지막인 69년 도 저무는 이 때 그 허다한 공약 가운데 등한히 했던 것은 무엇이며 또 소외당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 시민의 복지를 맡아야 할 지방행정기관으로서의 서울특별시의「미결의 장」을 펼쳐 본다.
3년 전 김현옥 시장이 처음으로 취임하던 해, 첫 과제로 다루었던 교통지옥이 올해는 그 극 (극)에 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서울의 1일 교통인구는 11월20일 현재 5백26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출근 때 마도 1백21만 명이다. 이 숫자는 3년 전에 비해 1백72만 명이 늘었다. 교통인구증가요인은 ①해마다 36만 명씩 늘고 있는 수도집중화경향 ②시민활동의 증가 ③시민소득증대에 따른 승차습관의 증가 ④차량의 증가 ⑤외국인 및 지방관광객의 출입 빈번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원인은 시민의 발이 되고 있는「버스」의 증차가 답보상태인데 비해 자가용 승용차만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는 현상에 있다.「택시」를 포함한 승용차는 66년 도에 7천1백81대밖에 안되던 것이 이제는 2만3천2백99대로 3배로 늘었는데「버스」는 3년 동안 5백60대밖에 증차되지 않고 있다.
또한 차량의 소통을 위한 서울의 도로비율이 11%라고 서울시 당국자는 말하지만 을지로, 종로, 남대문, 퇴계로, 삼일로, 소공동 등으로 집중되는 차량은「러쉬·아워」의 경우 시간당 5천대가 넘고 있어 교차로에서 보통 15분 이상이 지체된다.
중심 가에서의 소통지체에 의한 교통난은 지하도·육교 등을 건설했지만 교통시설의 미비에 그 원인이 있다. 서울시는 건설에 그 첫 목표를 두고 건설위주의 행정을 해 오지만 이러한 교통인구증가와 차량증가추세에 따른 장기계획건설을 하지 못했다.
불과 자가용자동차가 66년보다 1만8천23대 정도가 늘어나 현재 2만4천2백15대인데도 벌써 서울은 『자가용 때문에 길이 막힐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뿐 아니라 시 당국은 자가용등록을 행정재량으로 억제하는 방침을 쓰고 있다. 이러한 행정재량은 항상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 통계숫자에 의한 장기계획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년만에 교통난은 「피크」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통계에 의하면 현재 서울시내에 운행되고 있는 차량은 4만6천9백81대이다. 여기에 군용차량과 외국인차량 등을 포함하면 6만여 대이다.
서울시는 교통난을 해결하지 못한 채 60년대의 해를 넘기고 마는 셈인데 교통난 해결은 ①중심가로 차량의 집중화방지 ②대중교통 수단의 기업지원 ③주차장 정비와 도로 주차장 폐지 ④교차로의 입체화 ⑤교통인구의 시간별 분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방안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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